[현장] "무한경쟁 커피시장"…'커피민국' 실감한 엑스포
동결건조 인스턴트 커피, 전자레인지 빙수, 두부스낵 등 눈길 끌어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현지에서 신선한 원두를 공급 받아 전문적인 로스팅 기술로 최상의 커피의 맛을 살렸습니다."
5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 커피엑스포'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문구다. 너도나도 최고의 커피맛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오히려 모두가 똑같아 보였다.
우리나라 커피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6조원으로 세계 3위. 4위 일본과 시장 규모는 비슷하지만, 인구는 일본의 절반이어서 그만큼 우리나라의 커피 소비량이 많다. 이렇다보니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인구 100만 명 당 커피 전문점 수를 보면 우리나라가 1천384개로 일본 529개, 영국 386개, 미국 185개, 중국 71개 등 다른 나라를 압도한다. '커피민국'이라는 조어가 어색하지 않은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새는 커피머신도 잘 나오고, 원두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카페들끼리만 경쟁하는 게 아니다"며 "회사나 집에서 커피머신을 구독하는 서비스 시장도 점점 커져가고 있어, 경쟁의 양상이 온라인부터 오프라인까지 전반에 걸처져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크게 다를 것 없는 업체들 속 '에스티알(STR)'이 눈에 띄었다. STR은 언제, 어디서든 크래프트 에스프레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동결건조' 방식의 인스턴트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동결건조 방식은 원료를 급속 냉각시켜 수분을 얼린 후 진공동결상태를 유지하면서 건조하는 방식이다. 기존 인스턴트 커피는 커피 원액에 포함된 수분을 증발시킨 농축액을 얼린 것에 원두가루 향을 첨가한다.
STR 제품은 별다른 첨가물 없이 본연의 맛을 구현한다는 장점과 함께, 인스턴트 커피로서의 편의성도 살렸다. STR은 찬 물에 그대로 커피 가루를 넣어 시음을 진행했다. 아이스 카페라떼를 즐기고 싶다면 찬 우유에 제품을 타 먹으면 된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두 제품 모두 시음해 보니 깔끔한 커피 맛이 나면서도 종이컵 바닥에 커피가루가 남아 있지 않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동남상사는 커피대용차로 이탈리아의 '크라스탄 오르조'를 선보였다. 오르조는 보리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다. 크라스탄 오르조는 이탈리아산 보리를 로스팅 후 분쇄한 제품으로 유럽과 북미, 일본에서는 이미 커피를 대신하는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카페인이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임산부에게 선호도가 높다. '보리차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겉보기로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커피향이 진하게 전달돼 커피 대용으로 충분했다. 맛은 보리차보다 진하면서 아메리카노보다 훨씬 구수했다.
카페 사업과 빼놓을 수 없는 게 디저트 메뉴다. '트렌디저트'는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 빙수라는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았다. 물을 제품 겉면에 적신 후 전자레인지에 40초만 돌리면 간단하게 빙수를 맛볼 수 있다. 보통의 빙수 제품이 가지고 있는 까다로운 제조 방식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기기 관리, 빙수기 가격 등 여러 부담을 줄인 제품이다.
'로시퍼제스'는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에 맞춰 유산균을 이 풍부한 '케피어'를 활용한 디저트를 보여줬다. 카프카스 전통 발효유인 케피어는 티벳의 승려들이 면역증진을 위해 만들어 먹었으며,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행복감을 주는 식품' 중 하나로 소개되며 화제가 됐다. 로시퍼제스는 요구르트보다 3배 많은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하고 있는 케피어를 가미한 젤라또와 아이스크림, 스무디 등을 공개했다.
'베이크 두부'가 만든 '대파두부스낵'은 두부로 만들었음에도 바삭함이 일반 스낵 못지 않았다. 시식을 해본 관람객들이 "진짜 두부로 만들었어요?"라고 되묻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베이크두부는 두부스낵을 만들기 위해 강원도 고랭지콩을 직접 계약 재배하고 있으며, 설탕과 화학조미료 대신 사탕수수원당과 제주도 대파를 넣어 맛과 향을 잡았다.
커피엑스포에 참가한 한 업체는 "사람들이 카페 사업을 쉽게 결정하고 뛰어들지만, 커피든 아니면 디저트로든 차별점을 두는 게 쉽지 않다"며 "거기다 소비자 트렌드도 계속 변해가니 결코 쉽지 않은 시장이라는 게 여기 와보니 더 느껴진다"고 말했다. 7일 종료되는 커피엑스포는 한국 커피시장의 수요가 크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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