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교통사고로 숨진 육군 부사관 아내, 사인은 경부 압박·다발성 손상

국과수 "경부압박 이후 다발성 손상"

▲ 사고 당시 구조활동 벌이는 119대원들[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 동해시 북평동에서 지난달 발생한 육군 부사관의 교통사고로 인해 동승한 부인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국과수의 부검 결과 ‘목부분이 졸린후 교통사고로 신체 여러곳을 다친것’이 사인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동해경찰서는 지난 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씨의 부인 B씨가 “경부압박 이후 다발성 손상이 겹치면서 사망했다”는 소견을 받아 육군본부 수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동해경찰서는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2분쯤 동해시 북평동 대구굴다리(공단구9로 입구 4거리)에서 육군 모부대 원사 A씨(47)가 몰던 산타페 차량이 옹벽을 들이받은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다 숨진 부인 B씨(41)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바 있다.

국과수의 이번 부검 소견은 교통사고로 인한 B씨의 신체 손상 정도를 확인한 것 이외에도 B씨 차량 탑승전 상황과 정확한 사망 시점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 사고 당시 구조활동 벌이는 119대원들[강원도소방본부 제공]

당시 A씨가 몰던 싼타페 승용차는 굴다리에 진입하기 직전의 왼쪽 옆 옹벽을 들이받아 조수석에 타고 있던 부인 B씨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지고, 운전자 A씨는 다발성 골절 등의 중상을 입고 강릉의 대형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숨진 B씨가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는 등 교통사고 외 다른 범행을 의심케 하는 정황을 포착, 군사경찰과 합동으로 수사범위를 확대했다. 당시 B씨는 발목 등에 심한 골절상을 입었지만 소량의 혈흔 밖에 나오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B씨가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A씨의 자택에서부터 사고시까지의 CCTV 영상을 모두 분석했다.

경찰은 교통사고 발생전 A씨가 모포에 감싼 B씨를 차에 태운 후 여러 차례 사고 지점 근처를 배회하는 모습을 확인한데다, 사고후 차량에 있어야할 모포가 사고장소와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면서 심증을 굳혔다.

▲ 동해시 공단구9로 입구 북평동 대구굴다리 현재 모습.

경찰은 사고 지점이 내리막길이 아니었는데다, A씨가 당시 음주 상태도 아니어서 사고가 날만한 개연성이 낮은 점 등을 석연치 않게 보고 B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었다.

A씨는 동해안 지역의 육군 모 부대에서 복무 중이던 부사관(지금은 소속이 바뀐 상태)으로, 경찰이 초동수사후 A씨를 교통사고 처리특례법 위반 혐으로 입건한 뒤 군사경찰과 합동수사를 진행해오다 수사권이 최근 육군본부 수사단으로 이첩됐다. A씨는 현재 국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추가수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경찰서 관계자는 “경부 압박하고 다발성 손상 등 두가지가 겹치면서 사망했다는 국과수 소견을 받았다”며 “결정적 사인이 교통사고로 인한 것인지, 경부압박으로 인해 먼저 사망한 것인지는 추가 수사로 밝혀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 관계자는 “수사중인 사안이라 범죄 혐의점, 사고 경위 등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