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우즈, 마스터스 컷 탈락 위기...김주형은 이글 잡고 17위

타이거 우즈가 7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1라운드를 마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오거스타=로이터 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 첫날부터 컷 탈락 위기에 놓였다.

우즈는 7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45야드)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5개로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54위에 그쳤다. 우즈가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2오버파를 친 건 2005년 이후 18년 만이다. 2라운드에서 성적을 더 끌어올려야만 상위 50위까지(공동 순위 포함) 나가는 3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우즈와 한 조에서 친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7언더파 65타로 공동 1위에 올랐고, 역시 동반 플레이어였던 잰더 쇼플리(미국)도 4언더파 68타로 공동 6위에 자리하는 등 우즈 그룹에서는 우즈만 오버파로 부진했다.

우즈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컷을 통과해 47위로 대회를 마쳤다. 2021년 교통사고로 인해 춥거나 궂은 날씨에 다리 통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진 우즈는 이날 경기 후 다리 상태를 묻는 말에 "아프다"고 답했다. 우즈는 "경기 초반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지 못했고, 아이언샷 정확도도 떨어졌다"며 "드라이브샷은 나쁘지 않았는데 다만 공을 홀 가까이 보내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PGA 투어 차세대 스타로 우즈를 우상으로 삼고 있는 김주형은 마스터스 데뷔전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버디 2개, 이글 1개, 더블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순위는 공동 17위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김주형이 마스터스 데뷔전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오거스타=EPA 연합뉴스

김주형은 1, 2번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았고, 13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냈다. 하지만 15번 홀(파5)에서 더블 보기가 나와 두 타를 잃고 10위권 내에서 밖으로 밀려났다. 2002년 6월 생인 김주형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우즈가 1997년에 세운 마스터스 최연소 우승 기록(21세 3개월)을 경신한다. 김주형은 "어릴 때부터 가장 나오고 싶었던 대회라 더 설렜다"며 "하지만 1번 홀 티박스에 들어가서는 마음 편하게 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PGA 투어 소속 욘 람(스페인)과 호블란, LIV 시리즈 소속 브룩스 켑카(미국)가 7언더파로 공동 1위를 형성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주형 외에 임성재가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26위에 올랐다. 김시우는 1오버파 73타로 공동 45위, 이경훈은 2오버파 74타로 공동 54위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