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사건, 속속 드러나는 '코인 복마전'…코인 광풍 후폭풍

김동규 기자 조현기 기자 2023. 4. 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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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도 전담수사팀 구성…윗선 지목 유모씨 오늘 구속기로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동규 조현기 기자 =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복잡하게 얽힌 '코인(가상자산) 광풍'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이들에게 범행을 사주한 혐의로 코인 업체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유모씨를 입건하고 부인인 황모씨도 참고인 조사했다, 피해자 A씨도 과거 이들과 함께 P(퓨리에버)코인에 투자하고 이후 관계가 틀어졌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검찰도 전담수사팀을 구성했고, 코인 관련성도 들여다보는 등 수사를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질적인 코인 투자 사기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착수금 4000만원, 도피자금 5000만원?…코인 관련된 '윗선' 실체 접근 중

7일 현재까지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사건의 실체를 요약하면 구속된 3명이 유씨 부부의 사주를 받아 피해자 A씨를 납치·살해한 것이다. 3인방의 범행 모의에만 참여했다가 실제 범행에 참여하지 않은 20대 이모씨는 역할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윗선'이자 강남 재력가로 알려진 유씨 부부가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경우(35)에게 범행 착수금 명목으로 4000만원을 건네고 범행을 지시했다는 공범 황대한(35)의 진술 진위 여부를 살피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 실행책인 연지호(29)와 황씨에게 잘 숨어 있으면 유씨 부부에게서 5000만원 정도를 받아오겠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씨 부부는 착수금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유씨 부부와 피해자 A씨가 퓨리에버 코인(P코인) 투자로 소송을 포함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과정에서 생긴 원한이 이번 범행의 주요 동기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A씨는 P코인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유씨 부부의 시세조종 때문에 손실을 입었다고 의심했다. 이에 피해자는 이씨 등 코인 투자자 16명과 함께 지난 2021년 3월 호텔에 숙박 중이던 유씨 부부를 찾아가 약 1억9000만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갈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 사건으로 공동공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당시 P코인의 홍보를 담당했다고 알려진 A씨는 불송치됐다.

이씨 측에 따르면 당시 호텔사건 이후 이씨는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오해를 풀고 유씨 부부와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씨와 A씨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날(6일) 이씨가 근무했고 현재 유씨 부부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변호사는 이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아오다 지난 5일 사임했다.

경찰은 신상공개를 결정한 3인조 외에 유씨의 신상공개도 검토하고 있다. 통상 구속 여부가 결정된 후 신상공개를 검토하는 만큼 이날 오후 예정된 유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경찰은 신상공개 필요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강남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이경우(35·왼쪽부터)·황대한(35)·연지호(29)의 신상정보가 5일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들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2023.4.5/뉴스1

◇검찰도 수사 준비…코인 복마전 실체 밝혀질까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본격화된다. 검찰은 전날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송치 이후 신속하게 범행 배경과 동기 등 사건의 전모를 명확히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형사3부 김수민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총 4명의 검사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이는 이원석 검찰총이 이번 사건으로 인한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한 철저한 대응을 주문한데 따른 것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이승형)도 지난달 7일 배임중재 혐의로 구속 기소한 브로커 고모씨와 P코인의 관련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고씨는 암호화폐를 상장하기 위해 거래소 관계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고씨가 퓨리에버 등 29개 코인을 상장하게 해주는 대가로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원 관계자들에게 9억3000만원 상당의 상장피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관심 있게 브로커 관련 의혹을 살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강남 납치·살해 사건과 관련 없이 확인하던 작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번 사건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경우(35), 황대한(35), 연지호(29) 등 구속된 3명을 이르면 10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들의 범행 모의에 가담했던 20대 이모씨도 함께 송치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5일 경기 용인에서 긴급 체포된 유씨는 이날 오후 3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 있다. 유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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