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붕괴 정자교, 하중 가장 많이 받는 부분 가장 약하게 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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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교 붕괴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가 하중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이 가장 약하게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비로 인해 물이 스며들며 무게가 무거워진데 더해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하중이 가해져 콘크리트가 무너져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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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엇갈림 이음으로 시공…“부실여부 정밀조사 해봐야”
(성남=뉴스1) 김평석 기자 = 인도교 붕괴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가 하중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이 가장 약하게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비로 인해 물이 스며들며 무게가 무거워진데 더해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하중이 가해져 콘크리트가 무너져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에 따르면 학회는 정자교가 붕괴된 당일인 지난 5일 현장을 찾아 무너져 내린 교량을 조사, 인도부 철근이 캔틸레버(cantilever) 시작부분에 한군데 겹침이음으로 시공된 것을 확인했다.
한국교량 및구조공학회는 교수 등 학계 인사와 관련산업 분야 전문가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교량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학회다.
겹침이음이란 끊어져 있는 철근 2개를 겹쳐 잇는 것을 말한다. 한군데 겹침이음이란 수백 가닥의 철근을 같은 위치에서 나란히 겹쳐 이은 것이다.
지금은 한 가닥의 철근을 왼쪽에서 겹쳐 이으면 다른 가닥의 철근은 오른쪽에서 겹쳐 잇는 엇갈림 이음으로 배근한다. 또 철근이 항복할 때까지 이음부가 파괴되지 않는 이음방법으로 철근을 연결하고 최대 인장응력이 작용하는 위치에서는 철근을 잇지 않는 방법으로 시공하고 있다.
그런데 정자교의 경우 최대 인장응력이 작용하는 위치인 캔틸레버 시작부분에 한군데 겹침이음으로 철근을 묶었다.
이에 따라 학회는 비로 인해 스며든 물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콘크리트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하중이 한군데 겹침이음 부분에 가해지면서 전조증상 없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취성파괴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취성파괴가 일어난 이유도 한군데 겹침이음이 결정적 원인이 된 것으로 학회는 보고 있다.
이재훈 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장(영남대 교수)은 “최대 힘이 걸리는 부분에 이음을 하지 않으면 그렇게 파괴되지는 않는다”며 “피치 못하게 거기에 이음을 하더라도 하나 건너씩 엇갈리게 연결하면 단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전조증상이 나타나고 기울어지는 형태로 무너져 대비하거나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며든 물이 붕괴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지만 정자교 시공 당시인 30년 전에도 그 정도에 대한 설계기준은 있었다”면서도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예기치 않게 하중이 커지고 한계를 넘어가면 한군데 겹침이음을 한 부분이 뽑혀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겨울철 염화칼슘 살포, 반복되는 하중 등이 누적된 것도 붕괴의 원인이 됐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캔틸레버 방식으로 건설된 인도교는 응력이 제일 많은 위쪽인 보도 부분에 철근을 넣는데 염화칼슘을 뿌리면 보도부분에 균열이 생기고 염분이 그대로 들어가 콘크리트의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교량의 경우 엄청난 하중이 반복적으로 작용해 일반 건축물에 비해 환경 여건이 대단히 좋지 않다는 것이다.
부실시공 여부와 관련해서 이재훈 회장은 “사회 통념적으로는 무너졌으니까 부실시공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공학이나 기술적으로는 그렇게 매도하기는 쉽지 않다”며 “공법도 진화하고 있고. 당시에는 한군데 겹침이음으로 배근하지 말라고 하는 기준도 명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콘크리트 표면부터 철근표면까지의 깨져나갔고 이음부가 파괴된 것은 명확하지만 철근 부식 상태는 별문제가 없었다. 정밀조사를 해봐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d2000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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