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 돌려라” 실적 악화에 해외 사업 강화하는 카드사
수익 감소에 카드사 해외 사업 ‘눈길’
KB국민·신한·우리·롯데 해외 시장 선점나서
카드사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높은 금리로 순이익이 감소한 카드사들이 해외 법인 설립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해외 사업을 통해 이익을 늘려가며 앞으로 해외 사업에 더욱 역량을 쏟을 전망이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카드사 순익은 2조60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카드 이용액은 1076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1% 늘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 경제 불황으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가 지난해 1월 1.25%에서 12월 3.25%로 오르며 조달 비용 등이 상승하면서 카드사들은 수익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다만 카드사의 전체적인 실적 감소에도 오히려 해외 법인을 통한 수익은 늘어나고 있다. 특히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을 통해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들이 동남아 지역에 관심을 갖는 이유로는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시장을 선점하기 쉽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8년 캄보디아(KB대한 특수은행)를 시작으로 2020년엔 인도네시아, 이듬해엔 태국 등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엔 캄보디아의 리스 업체 아이파이낸스를 인수하며 할부 금융에 이어 리스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말 KB국민카드가 해외 법인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약 254억원으로 전년(159억원) 대비 60% 가까이 증가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국민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법인 자산은 1조2765억원을 기록했다”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250억원을 넘기며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미얀마 등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며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신한카드는 지난해에만 해외 법인으로 25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신한카드의 해외 법인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베트남 지역 해외 법인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9년 푸르덴셜 베트남 파이낸스 컴퍼니(PVFC)를 인수하며 사명을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로 바꿨다. SVFC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73억원으로 전년(65억원)과 비교했을 때 166% 늘었다.
신한카드는 베트남 내에서 할부 금융 외에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5월, 베트남 이커머스 기업 ‘티키(Tiki)’에 지분 투자 및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같은 해 7월, 신용카드 ‘더 퍼스트(THE FIRST)’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신용카드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올해엔 구글, 애플과 연동한 가상 형태의 카드를 출시해 간결제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라며 “소비재, 자동차 할부 금융 등으로 확장해 수익 다각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미얀마,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해 35억원 정도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특히 지난해 8월 말 인수한 인도네시아 법인 우리파이낸스인도네시아는 인수 4개월 만에 21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해외 사업을 통해 여전히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으로 27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18억원 정도 성장했으나, 해외 법인(롯데파이낸스베트남)의 경우 101억원 정도의 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이 손실을 기록한 것은 시스템 투자, 영업점 확충 등 여러 방면에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다만 적자 폭이 전년 대비 30억원가량 줄어들며 앞으로는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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