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모 대만해협 무력시위하자... 美핵항모 니미츠호 나타났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방미에 항의하는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무력 시위와 제재를 본격화하고 미국이 이에 강력하게 맞서면서 미·중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중 대립 구도가 굳어진 가운데 차이잉원은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를 경유 형식으로 방문해 권력 서열 3위 케빈 매카시 미국 연방하원의장과 회동했다.
7일 대만 중국시보는 대만 동부 해역에 미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중국 항공모함인 산둥호가 대만 동부 해안에서 약 200해리(370km) 떨어진 지점에서 항행하며 군사적 압박수위를 높이자 미국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전날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니미츠호의 출현은 대만 해역에 중국 항공모함이 나타난 것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산둥함은 6일 대만을 지나 서태평양에서 훈련했다”고 했다.
중국은 대만과 미국에 대한 제재도 본격화했다. 7일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대만의 주미대사 격인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를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대만판공실은 “샤오 대표는 완고한 대만 독립 분자”라면서 샤오메이친과 가족의 중국 본토, 홍콩·마카오 입경을 엄격히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샤오메이친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중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중국이 샤오메이친을 겨냥해 제제를 가한 것은 그가 차이잉원의 방미와 매카시와의 회동을 주선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차이잉원의 방미 기간에 그를 맞이한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와 레이건도서관, 이 기관들의 관계자에 대한 제재 또한 단행했다. 외교부는 ‘반외국제재법’에 근거해 두 기관에 대해 중국 내 대학, 기관, 기타 조직 및 개인과의 거래, 교류, 협력을 엄격히 제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중국 외교부·국방부 등 5개 기관이 일제히 성명·담화를 발표하고 차이잉원의 방미에 대해 결연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7일 사설에서 차이잉원의 방미에 대해 “해협을 가로지르는 혈연을 끊기 위해 외세를 동원할 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제재는 중국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떠나면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 중국은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였고, 미국과의 군사 관련 대화와 마약·기후변화 대응 등 협력을 중단했다. 대만의 일부 품목의 수출입을 잠정 중단하는 경제 보복 또한 가했다.
다만 차이이원 방미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펠로시 대만 방문 당시보다 수위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와 최근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이 대외 개방을 강조하며 경제 회복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것이 자국에 불리하단 분석도 있다. 차이잉원이 만난 매카시는 야당인 공화당 소속이고, 미국이 행정부 고위 인사와 차이잉원의 회동을 진행하지 않는 등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링난대 장바오휘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의 대응은 현재로선 해상 당국의 순찰뿐”이라면서 펠로시의 대만 방문 때에 비해 절제된 대응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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