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피해자 없음' '학폭' 결론에 故 박주원양 어머니 한서린 분노

"한번 밟혀야 돼" 2시간 동안 600개 카톡 욕설
진선여중 동급생 4명에게 4년간 '집단 따돌림'
35일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 16세에 사망

[아이뉴스24 백소연 기자] 8년 전 학교폭력을 당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가 가해자들과 수사기관 등을 향해 울분을 토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수서 경찰서는 '가해자 없음, 피해자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씨는 지난 6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딸 휴대전화 포렌식을 해보면 '강화도 꼬마' '꼴 같지도 않은 게 재수 없다'(는 욕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계속 악몽을 꾸고 탈진하고 다쳐서 왔다"며 "(아이를) 살려야 되겠다 싶어서 등교를 제가 중단시켰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5년 5월 따돌림 등 학교폭력을 당하던 박양은 서울 송파구 한 7층 빌라 옥상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후 응급실로 옮겨져 한 달여간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다.

경향신문 등에 따르면 박양의 따돌림은 중학생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친구와의 사소한 다툼 이후 한 단체 채팅방에 초대된 박양은 대화방에서 다수로부터 욕설을 들었다.

자신들을 '선배'라고 지칭한 5명 등은 "너 같은 X끼는 밟혀야 된다" "한 번 밟아줘야 정신 차리고 안 깝죽거린다." "너 같은 애들 사회에서도, 학교에서도 안 받아준다" "왜 굴러 들어와서 세상 물을 흐리냐" 등 말을 하며 2시간 동안 600개가 넘는 욕설로 박양을 괴롭혔다.

학교 측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자존감이 낮아서 대응을 못 하는 건데 뭘 할 수 있겠나"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결국 박양은 강화도의 중학교로 전학을 갔다.

이후 고등학교 진학과 동시에 강남으로 돌아온 박양은 다시 따돌림에 시달렸다. 친구들은 집단으로 박양을 따돌렸고 "친한 척한다" "재수 없다" 등의 말로 박양을 무시했다. 박양은 사고 당일 가족들과 외식을 한 이후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박양의 사망 이후 이씨는 학교를 찾아갔으나 학교 측은 "주원이가 친구들한테 서운했던 것 아니냐"며 가벼운 정도로 사건을 넘겼고 수서 경찰서 역시 "신체적인 폭행 여부가 중요하다"며 '가해자 없음, 피해자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씨는 KBS에 "물리적 폭력을 자기네들이 찾지 못해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데 말이 되는 소리냐"며 "우리 피해자들은 반복·반복. 또 반복이다. 다 알고 있다"고 통곡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2016년 8월 서울시교육청과 학교법인, 가해자 등 3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에게 소송을 맡겼으나 권 변호사의 연이은 재판 불출석으로 소가 취하돼 패소했다.

학폭 가해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게 됐으며 이씨는 서울시교육청 등으로부터 소송비용까지 청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소연 기자(whit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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