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5년→징역 4년’… 아내 둔기로 폭행하고 방치한 남편 감형 이유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둔기로 아내를 폭행하고 쓰러진 아내를 방치한 60대 남편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법원 로고. /조선일보 DB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김형진)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69)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강원 강릉시 자택에서 아내 B(68)씨의 외도를 의심하며 말다툼을 벌이던 중 둔기로 B씨의 머리 등을 수차례 내려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3년 전부터 B씨가 다른 남성과 외도를 한다고 의심해 B씨와 자주 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쓰러진 뒤에도 “왜 이렇게 안 죽느냐, 빨리 죽어라”라는 말과 함께 둔기로 B씨의 얼굴을 때렸으며, 12시간가량 방치하기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상해의 고의만 있었을 뿐 살인의 고의는 없었고, 술에 취해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죽기를 바라는 말을 한 점,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중한 상해를 입은 점 등을 이유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이후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범행의 중대성과 위험성이 상당하다”면서 “그러나 피고인의 불안장애·공황장애 등의 정신질환이 사건 범행에 다소나마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과 가족 일부가 선처를 호소하는 사정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