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은 시장 전국 58곳···‘K-백년시장’ 키운다
110개 점포가 들어찬 경남 밀양시 아리랑시장은 현존하는 전통시장 가운데 ‘최고령’이다. 조선 성종 10년(1479년) 밀양성 축조 시에 개장해 500년 넘게 역사를 이어왔다. 아리랑시장처럼 100년 이상 손님을 맞고 있는 전통시장은 전국 58곳에 달한다.
정부가 100년 넘게 영업을 지속 중인 전통시장을 세계인이 즐겨 찾는 시장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높은 전통시장을 문화의 한 축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7일 서울 광장시장에서 조주현 차관 주재로 백년시장 상인 간담회를 열고 ‘백년시장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1905년 문을 연 광장시장은 하루 평균 5만명이 찾는 관광명소다.
백년시장 58곳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5곳, 중부권 13곳, 영남 20곳, 호남 20곳이다. 대부분 지역 특산품과 먹거리 기반의 농·수산물을 판매한다. 절반인 29곳은 5일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시장은 1608년 문을 연 서울 남대문시장과 1922년 개장한 대구 서문시장으로 하루 평균 고객 수가 6만명이 넘는다.
우선 중기부는 능력 있는 상인을 육성하기로 했다. 상인대학을 비롯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을 키운다. 협동조합 설립 등 조직화로 공동 사업도 추진할 수 있게 돕는다.
백년시장을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만드는 작업도 병행한다. 지방자치단체, 대학, 대기업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백년시장의 역사를 스토리로 만들고, 시장만의 볼거리·먹거리와 한국음식·문화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국내·외 각지에서 백년시장의 자체 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도 추진한다.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고 글로벌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다. 정부와 지자체 사업을 연계해 시설을 현대적으로 개보수하고 특성화 시장을 육성한다.
백년시장과 주변 상권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상인, 지역민, 상권 전문가가 함께하는 지역발전 상생협의체를 만든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등과 지역 상권 활성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은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수렴해 오는 7월쯤 지원 대상, 선정 방식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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