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신성랩메디컬 “소재가 힘, 나노콜라겐을 세계로”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IT동아 차주경 기자] 세상을 더 좋고 편리하게 바꾸는 것은 기술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소재도 세상의 긍정 변화를 이끈다. 새로운 소재는 기존의 것을 한결 좋게 만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것도 만든다.
새로운 소재를 발견, 양산하는 것은 아주 어렵고 고된 일이다. 그럼에도 소재의 경쟁력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신소재를 하나 개발하면 여러 상품을 만드는 덕분이다. 강원도에 둥지를 튼 한 스타트업은 이 어려운 신소재 개발과 양산, 상품화에 성공했다. 심지어, 이 신소재는 무에서 유를 낳는 기술 업사이클링으로 만든 것이어서 더 눈에 띈다. 주인공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보육 스타트업 ‘신성랩메디컬(신성바이오팜)’이다.
신성랩메디컬은 2020년 창립하고 2021년 법인 전환한 신생 기업이다. 하지만, 고유의 나노화 기술을 활용해 여러 성과를 냈다. 이들은 처음에는 강원도 양양의 명물 ‘연어’의 껍질을 나노 기술로 처리해 유용한 소재를 만들었다. 우리는 대부분 연어의 살코기만 먹고 껍질은 버린다. 매년 수천 톤 이상 버리던 연어의 껍질을 가공해 신소재를 추출하는 것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업사이클링의 대표 사례다.
연구 결과, 연어의 껍질에는 다양한 천혜의 소재가 숨어 있었다. 먼저 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는 물질 PDRN(PolyDeoxyRiboNucleotide)이다. 신성랩메디컬은 이미 피부 질환과 관절염 등의 질환 치료, 흉터 제거 등에 자주 쓰는 이 물질을 연어의 껍질에서 추출하는 연구에 들어갔다. 이어 발견한 또 하나의 천혜의 소재가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식품과 의약품, 화장품의 소재로 우리 몸 속에서 여러 가지 좋은 일을 한다. 세포의 분할과 분화, 재생을 유도하는 것이 대표다. 자연스레 신체 조직의 저항력과 결합력, 면역력 등을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분자의 크기가 커서 우리 몸 속에 잘 흡수되지 않는 단점도 있다.
신성랩메디컬이 만드는 콜라겐은 일반 콜라겐보다 분자 크기가 훨씬 작은 ‘나노 콜라겐’이다. 대개 콜라겐의 크기는 ‘Da(Dalton, 달톤)’ 단위로 표시한다. 숫자가 클 수록 분자의 크기도 크다. 일반 콜라겐의 크기는 2,000Da~3,000Da 사이다. 반면, 신성랩메디컬의 나노 콜라겐의 크기는 231Da다. 송미라 대표는 이 크기가 콜라겐의 속성을 발휘하는 최소한의 크기이자,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크기와 비슷할 정도로 작다고 말한다.
콜라겐 분자의 크기가 작으면 그 만큼 흡수율도 좋다고 한다. 신성랩메디컬은 나노 콜라겐이 피부 진피증으로의 투과율, 체내 흡수율 모두 높은 점을 입증하고 이를 특허로 인정 받았다. 이 성과를 토대로 나노 콜라겐을 상품화했다.
첫 상품은 나노 콜라겐을 사용한 기능성 식품, 반려동물 기능성 간식이었다. 나아가 화장품의 소재로의 연구도 나섰다. 원재료 개발은 물론 추출 기술력까지 가진 덕분에, 신성랩메디컬은 순조롭게 제품군을 늘렸다.
하지만, 나노 콜라겐에도 단점은 있었다. 연어의 껍질에서 추출한 자연 물질이라서 어류 특유의 비린내와 나쁜 냄새가 났다. 그러면 식품으로 만들기도, 화장품으로 만들기도 어렵다. 이 단점을 해결하려 연구하던 송미라 대표는 해결 방법을 찾아낸다. 미생물의 일종인 ‘효모’를 쓰는 것이다. 신성랩메디컬이 가진 또 하나의 고유 기술이 바로 효모 배양 기술이다.
신성랩메디컬은 자체 보유한 특허 미생물 균주를 활용해 나노 콜라겐의 나쁜 냄새를 없앴다. 덕분에 이들의 나노 콜라겐은 화장품이나 식품에 기존 분량보다 두 배 이상 넣어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콜라겐의 긍정 효과는 더한다.
여기까지 연구 개발을 마치자 나노 콜라겐의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졌다. 그 중 하나가 두피를 강화하는 효과다. 신성랩메디컬은 나노 콜라겐이 머리카락, 그리고 머리카락의 뿌리인 모낭을 두텁게 하는 점을 발견했다. 탈모 예방 효과다. 나노 콜라겐은 우리 몸 속 세포와 혈관 등을 만드는 데에도 관여한다. 건강기능식품으로 주목 받는 이유다.
신성랩메디컬은 효모와 나노 콜라겐을 바이오틱스(유산균)에도 더한다. 그러면 여섯 가지 유익한 성분을 갖춘 복합 바이오틱스가 된다. 이처럼 효능도, 쓰임새도 다양한 덕분에 송미라 대표는 나노 콜라겐을 ‘제 2의 비타민’이라고 표현한다. 우리 몸 속 곳곳에 스며들어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신성랩메디컬은 최근 나노 콜라겐의 또 하나의 활용 영역을 찾았다. 배양육이다. 실제 고기의 세포를 활용해 만드는 배양육은, 세계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식량 안보를 지킬 주요 기술로 꼽힌다. 가축을 기를 때 소비하는 자원과 이들이 내뿜는 온실 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기술이기도 하다. 콜라겐은 배양육을 만들 때 고기의 세포가 착상하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 콜라겐을 배양육에 넣으면 10% 남짓만 착상하지만, 나노 콜라겐은 30% 이상 착상한다. 자연스레 배양육의 배양 속도를 단축하고 품질을 높인다. 신성랩메디컬은 이 성과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주요 배양육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 이 시장의 발전을 도울 예정이다.
신성랩메디컬은 최근 효모 기술을 연구 개발한다. 나노 콜라겐만큼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바이오틱스 부문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개발할 효모는 우리 몸 속에 들어온 영양 물질이 장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다. 바닐라, 바나나 향도 낸다. 최신 메타바이오틱스에 효모를 더해 흡수율을 높이고 좋은 향도 내려는 계획이다.
신성랩메디컬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농식품 벤처 육성 지원사업을 받아 나노 콜라겐을 상품화했다. 이어 R&D 사업의 연구 개발 자금 지원을 받아, 효모와 바이오틱스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신성랩메디컬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효모 배양 기술 네 건, 균주 배양 기술 네 건을 이전받는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바이오틱스의 가치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한편으로는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과의 R&D 사업 성과를 내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국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미 미국 대형 투자 기업과 이를 논의 중이며, 호주 육가공 기업과의 협업도 타진 중이다. 나노 콜라겐의 활용 범위도 제약으로까지 넓힌다. 이를 위해 4월에 사명을 '신성바이오팜'으로 바꾼다.
송미라 대표는 “지금까지 연구 개발한 기술과 성과를 토대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 이미 미국의 한 기업으로부터 나노콜라겐 기술의 이전을 의뢰받을 만큼 실력에는 자신 있다. 세계 시장에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토종 소재를 수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꿈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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