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딥러닝과 비슷한 싱가포르 진출 4 레이어 전략
@주3회 발행하는 유료 뉴스레터 [스타트업]입니다. 유료 구독자는 시즌8의 12곳 스타트업 창업자 이야기와 함께 이전에 발행한 100곳 이상의 스타트업 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 유료 가입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8656 입니다. 무료 가입은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3087 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그의 HowTo]에서는 원대로 님이 싱가포르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오늘 레터는 지난번 원대로님의 글을 보고 콜드메일을 보낸 스타트업의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지난번 레터가 싱가포르 진출에 대한 개요였다면, 오늘 레터는 실전편입니다. 원대로님의 상세한 경험이 녹아져 있습니다. 싱가포르 진출을 고민하는 스타트업들에게 추천합니다.
“안녕하세요? 한국 스타트업 XXX의 YYY라고 합니다. 저희는 중소기업에서 필요한 핵심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SaaS 개발사입니다. 조선일보 뉴스레터를 통해 대표님을 알게 되어 불쑥 연락드립니다. 다음 주에 현지 법인설립 차 싱가포르로 출장을 가는데, 혹시 커피 미팅이 가능할까요? 저희가 싱가포르 진출 준비를 하는 차에, 맞게 하는 건 지 확인차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지난번 기고한 뉴스레터 이후 받은 메시지 중 하나입니다. 제가 싱가포르 진출 스타트업에 대한 공식 자문이나 멘토링을 종종 하고 있지만, 이렇게 cold calling이나 cold emailing으로 용기 있게 연락하시는 분과도 즐거운 마음으로 제가 아는 작은 지식을 나누고 있습니다. 특히 어떤 외부 지원도 없이 독자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하는 언더도그 스타트업의 경우, 절실함이 느껴지기에 더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과 영업은 그렇게 바닥에서부터 직접 부딪혀봐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스타트업 대표와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순식간에 몇 시간이 흘렀고, 가만 보니 제가 그 전 주에 다른 분과 만나 했던 얘기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이분들의 질문이 엇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인력 구성이나 경험치를 감안해 보면, 이들이 해외(싱가포르) 진출을 검토할 때 접근할 수 있는 정보 수준이나 전문가 네트워크가 넓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흔하게 구글링을 통해 단편적인 정보를 취합하고, 간혹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해 보기도 합니다. 최근엔 한 발 더 나가 ChatGPT 등을 통해 더욱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생성 AI를 통해 찾을 수 있는 답변은 너무 일반적이거나 신뢰성에 확신이 없어, 당장의 구체적인 적용과 실행엔 큰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제가 평소에 싱가포르 진출 상담 시 사용하는 제 판단 기준을 알기 쉽게 공유해 드리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이 싱가포르 진출을 준비할 때 사전 점검하고 결정해야 할 기준을 알기 쉽도록 도식화한 건데, 원론적인 얘기가 아닌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도(Map)인 셈입니다. 요즘 자주 보이는 AI 딥러닝의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s) 구조’와 유사한 그림<아래>입니다.
다층 신경망 구조에선 입력 레이어에 다양한 기본 유닛들이 있어, 이 유닛들이 은닉 레이어에 있는 유닛들과 가중치를 가지고 연결되고, 각 유닛은 입력값과 가중치를 갖고 활성화 함수 연산을 거쳐 출력 레이어로 출력값을 내보내게 됩니다.
이처럼 진출 전략도 다층 레이어 (입력-은닉-출력)으로 구성합니다. ‘입력 레이어’는 한국 회사의 Stage(단계, 종류)로 유닛을 구성하는데, 스타트업의 경우 early(seed, 시리즈A), growth(시리즈 B, C), expansion(시리즈 D 이상)으로 분류할 수 있고, 이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안정적인 벤처기업, self-employer, 신규 창업가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들 중 싱가포르 진출을 타진하는 업체들의 마지막 질문은 주로 구체적인 Structure(진출 형태)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를 ‘출력 레이어’에 놓았습니다. 현지 신규 창업, 사무소, 현지 100% 자회사, 지점, 현지 파트너와 JV, 본사 이전 (플립), 본사와 동일한 지분구조의 현지 법인, 특수목적회사 (SPV, Special Purpose Vehicle), 가상 대표처(현지인 위탁), 현지 reseller 계약, 진출 포기 등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가능할 겁니다.
다양한 단계의 한국 스타트업/벤처가 각기 다양한 형태로 싱가포르 진출을 하게 되는 셈인데, 이들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진출 형태를 결정하도록, ‘입력 레이어’와 ‘출력 레이어’ 중간에 여러 ‘히든 레이어’를 놓고 이들이 의사결정 트리 역할을 하게 만듭니다. 여기서는 해당 업체가 속해 있는 Sector(분야)와 Gola(진출 목적)의 2개 ‘히든 레이어’만 추가해 총 4 레이어를 만들었습니다만, 다른 기준의 ‘히든 레이어’를 추가해도 무방합니다. 더 많이 추가할수록 생각할 게 많아지긴 하겠지만 말 그대로 deep 하게 learning 할 수 있고 답도 더 정교해질 겁니다.
‘Sector 레이어’ 안엔 유닛 종류가 너무 많으므로 싱가포르에서 필요로 하는(수요가 있는, 또는 한국에선 법적으로 안 되는데 싱가포르에서는 되는) 분야와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또는 한국에서 검증이 된) 분야로만 유닛을 주로 구성하고, ‘Goal 레이어’엔 Vehicle(페이퍼 컴퍼니), 마켓 테스트 (해외 POC, Proof Of Concept), 해외 거점 확대, 신규 해외사업 개발, 해외 영업, 해외 결제 주체, 해외 자금 조달, 해외 상장, 본사 이전 등을 포함해 봅니다.
‘입력 레이어’의 유닛 업체들은 각기 다른 자기들만의 가중치를 가지고 ‘히든 레이어’ 유닛들과 연결될 것이고 ‘히든 레이어’ 안에서 계산(의사결정)을 거쳐 ‘출력 레이어’의 한 출력값 유닛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계층별로 하나하나 따져가며 자신이 처한 상황과 시장 환경을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하다 보면, 굳이 현지 법인 설립이 필요 없다 거나 심지어 싱가포르 진출을 중단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단순 메트릭스 채점이나 의사결정 트리와 다른 점은, 유닛 별로 가중치가 다 다르고 서로 ‘맥락’을 가지고 연결되니, 어떤 결론이든 도출 가능하다는 겁니다.
◇사례 1 – 푸드텍 스타트업의 진출 방안
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최근에 만난 한국의 한 푸드텍 스타트업은 작년에 시리즈 A 펀딩을 대규모로 잘 마치고 시리즈 B 펀딩을 준비하며 싱가포르 진출도 검토 중입니다. 이 업체가 싱가포르 진출을 할 만한 지, 어떤 형태가 적당할지를 따져봤습니다. 이 스타트업은 ‘입력 레이어’에서 early와 growth 중간 정도 유닛으로 분류됩니다. 약간 이른 감도 있습니다. ‘분야 레이어’ 쪽을 살펴봅니다. 이 업체는 F&B 업체들의 Digital Transformation에 필요한 푸드텍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싱가포르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입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이미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경쟁력에 대한 검증도 끝난 셈입니다.
일단, ‘Sector(분야) 레이어’에서 점수를 후하게 땄습니다. 그 다음, ‘Goal(진출 목적) 레이어’로 넘어가 보면, 이 업체의 진출 목적은 성장을 위한 해외 영업 개발이고, 첫 단계로 싱가포르에서 시장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론 현지 POC를 통한 시장검증에 가중치를 더 주고, 장기적으론 현지 영업에 가중치를 더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레이어들을 거친 출력값 유닛을 출력 레이어에서 찾아보니, 단기적으론 현지 reseller를 찾아 이들과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POC를 먼저 진행하는 게 좋겠고, 이 검증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싱가포르 현지에 해외 영업 및 사업개발 목적의 자회사를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한 발 더 나가면, 더 적극적인 고객 확대와 현지화를 위해선 싱가포르 현지 파트너를 찾아 JV를 설립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 특히 싱가포르 현지인 지분이 30% 이상일 경우 싱가포르 로컬 회사로 간주하여,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여러 가지 자금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생깁니다.
◇사례 2 – B2B SaaS스타트업의 진출 목적
한 가지 사례를 더 공유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저를 찾아온 초기 스타트업 파운더가 있었습니다. 스스로 여러 자료 찾아가며 사전 조사를 해 왔고, 싱가포르에서 필요한 에이전트들을 만나 이미 현지 법인 설립 절차까지 마쳤더군요. 더구나 법인 설립 후 여기에 파견할 직원과 현지 직원 채용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습니다. 혹시 몰라 사업 구상을 들어봤습니다. ‘입력 레이어’ 상에선 극초기 시드 단계인데 굳이 해외까지 진출하려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Sector(분야) 레이어’로 가니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이커머스 분야 글로벌 솔루션 사업을 준비 중인데, 해외 고객들이 자유롭게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으려면, 한국에선 안되고 어쩔 수 없이 글로벌 결제가 자유로운 싱가포르 같은 곳에 법인이 있어야 한답니다. 여기까진 말이 됩니다. 이제 ‘Goal(진출 목적) 레이어’로 갑니다. 일단 해외 고객에게 공식적으로 인보이스와 세금 계산서를 발행해 이들이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만 하면 됩니다. 싱가포르 내 고객이 주 고객군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현지 영업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 대외 계약이 가능한 법적 주체만 있어도 됩니다. 나중에 신규 사업으로 중계 무역을 하더라도 3자 무역을 하면 되니 무역 서류만 오고 갈 수 있습니다. 요즘엔 그것도 전자문서로 대부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의.....
뉴스레터 [스타트업]은 주 3회 발행하는 유료레터입니다. 오늘의 무료 콘텐츠는 여기까지 입니다. 전문의 절반을 공유합니다. 아래는 전문에 나온 부제와 질문입니다. 전문은 유료 구독자께 공개합니다. 2021년 3월 이후 발행한 모든 콘텐츠도 공유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례 3 – 이커머스 해외 판매 방식의 변화
Stage 부분
Sector 부분
Goal 부분
Structure부분
◇타이건(Tigon) 스타트업을 기대하며…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허위 인터뷰 의혹' 김만배 이어 신학림도 보석 청구
- 韓 “9일 민주당+민노총+촛불행동 원팀, 판사 겁박 무력시위”
- 명태균 “가짜뉴스 의혹, 왜 조사 받아야 하느냐”… 檢, 재소환
- 도박 자금 안 준다고 모친 폭행한 30대, 어머니는 선처 원했다
- 챗GPT, 1시간 동안 접속 장애 뒤 복구…오픈AI “원인 조사중”
- 포근한 가을 주말…전남·제주는 일요일 비 소식
- 🌎트럼프가 선택한 ‘얼음 아가씨’는 누구?
- 게임 방해했다고 어머니 폭행하고 굶겨 숨지게 한 20대 남성 징역 4년
- ‘트럼프 수혜주’ 테슬라, 고공행진 계속…이번주 상승률 29%
- 북한인 3700명 ‘학업’ 목적 러시아 방문…파병 인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