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거대함이 돋보이는 캐딜락의 기함 –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
최근 국내는 물론 전세계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표현은 말 그대로 ‘전동화’라 할 수 있다. 실제 수 많은 브랜드들이 다채로운 전동화 모델을 선보이며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전통적인, 그리고 여전히 투박함이 돋보이는 선택을 이어가는 브랜드들이 제법 시선을 끌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인 캐딜락, 그리고 에스컬레이드 ESV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새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자연흡기 V8 엔진을 품은 거대한 플래그십 SUV는 과연 국내 시장에서 어떤 매력과 가치를 선사할 수 있을까?
사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그 자체로도 여느 차량보다 큰 차량이다. 그렇기에 ESV 모델은 더욱 거대한 체격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브랜드의 설명에 따르면 에스컬레이드 ESV는 5,765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갖췄고 각각 2,060mm와 1,935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3,407mm에 이르고, 공차중량 역시 2,870kg으로 일반적인 차량과 비교가 어려울 정도다.
거대한 체격, 강렬히 다듬은 외형
에스컬레이드 ESV는 캐딜락 브랜드 내에서 가장 거대한 체격을 가진 차량이지만 디자인에 있어서 명료함을 바탕으로 한 강렬함을 과시하는 ‘캐딜락의 기조’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리고 ESV(Extended Stretch Vehicle), 즉 확장형 모델 고유의 압도적인 길이감을 자랑한다. 실제 에스컬레이드 ESV를 측면에서 보면 어지간한 미니버스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긴 차체를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공간, 특히 적재 공간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전면에는 가로의 디테일을 더하며 더욱 대담한 감성을 드러내는 수직의 라이팅과 거대한 프론트 엔드의 스케일은 말 그대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더불어 V 모델들을 떠올리게 하는 스포츠 메쉬 그릴을 통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측면에서는 캐딜락 특유의 직선이 드러난다. 대신 이전보다 더욱 깔끔하면서도 정교하게 다듬어진 디테일이 시선을 끈다. 특히 윈도우 라인 등을 검은색으로 칠해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과시하고, 투톤의 22인치 휠을 더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직선적인 형태와 함께 캐딜락 고유의 블레이드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배치해 깔끔하면서도 ‘캐딜락 고유의 뒷태’를 완성한다. 여기에 차체 양끝에 머플러 팁을 큼직히 배치해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을 더한다.
화려하고 여유로운 공간
캐딜락은 지속적으로 실내 공간을 개선해왔지만 그만큼 많은 지적을 받아온 차량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지금의 에스컬레이드는 과거의 캐딜락과 무척 다른 모습으로 시선을 끈다.
실제 에스컬레이드 ESV의 실내 공간은 더욱 대담하고 화려한 연출을 통해 플래그십 SUV의 가치, 그리고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콘’의 매력을 과시한다. 더불어 소재와 소재의 연출 등에 있어서도 여느 캐딜락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높은 만족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플래그십 SUV을 위해 넉넉히 그려진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등에 고광택 소재를 적절하게 더하며 고급스러운 매력을 한층 강조한다.
여기에 38인치 크기의 LG제 38인치 커브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이 존재한다. 운전자 기준 좌측에 배치된 컨트롤 패널 터치스크린과 중앙에 배치된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우측의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의 구성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제시한다.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이 36개의 스피커로 구현되어 역대 캐딜락 모델 중 최고의 음향 퀄리티를 제공한다.
공간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없다. 실제 에스컬레이드 ESV의 공간은 더욱 우수한 공간 효율성을 통해 높은 매력을 제시한다. 특히 운전석에 몸을 맡기면 비슷한 체급의 SUV과 다른 캐딜락만의 공간 구성을 느낄 수 있다. 높지만 안정적인 구성은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여기에 이어지는 2열 및 3열 공간 모두 만족스럽다. 특히 자리를 가리지 않고 깔끔히 다듬어진 시트와 만족스러운 공간, 그리고 안정적인 드라이빙 포지션 등이 ‘캐딜락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
실제 2열 시트는 독립된 캡틴 시트를 더해 보다 안락하고 편안한 착좌감을 느낄 수 있고 기능의 매력도 확실한 모습이다. 다만 일부 기능이 수동 조작인 점이 아쉽다. 더불어 3열 공간 역시 공간 여뉴는 물론 컵홀더, 충전 포트 등 공간과 내실 모두 갖췄다.
에스컬레이드 ESV의 가장 큰 가치는 ‘적재 공간’에 있다. 실제 테일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3열 시트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1,175L에 이르는 넉넉하고 쾌적한 공간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3열 시트와 2열 시트까지 모두 접을 때에는 각각 2,665L와 4,044L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기존의 에스컬레이드와 차별화된 모습이다.
여전히 매력적인 V8 퍼포먼스
캐딜락 브랜드를 대표하는 차량, 에스컬레이드 ESV의 보닛 아래에는 캐딜락 뿐 아니라 GM 모두를 대표하는 V8 엔진이 자리한다.
검은 차체의 거대한 보닛 아래에는 GM의 여러 대형 차량 및 쉐보레 카마로, 콜벳 등과 같은 고성능 모델에 적용되는 스몰블록 V8 6.2L 엔진이 자리한다. 이를 통해 426마력과 63.6kg.m의 출중한 토크를 제시하고 10단 자동 변속기와 4WD 시스템과 합을 이룬다.
이러한 구성을 바탕으로 에스컬레이드 ESV는 퍼포먼스에 대한 매력은 물론, 특별한 감성을 선사한다. 다만 거대한 체격, 무거운 무게로 인해 6.5km/L(도심 6.7km/L 고속 7.9km/L)의 효율성을 감수해야 한다.
거대한 체격을 이겨내는 강렬한 퍼포먼스
에스컬레이드 ESV를 충분히 살펴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겼다. 도어를 여는 순간 확인할 수 있는 최신의 기술 요소들이 시선을 집중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가 만족감을 더한다.
이와 함께 동급에서 가장 공격적인 드라이빙 포지션, 쾌적한 주행 시야가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더불어 시동과 함께 발산되는 V8 엔진 사운드 및 화려한 AR 계기판이 만족감을 더한다.
거대한 체격, 그리고 2.8톤이 넘는 무게지만 움직임은 거침이 없다. 426마력, 그리고 풍부한 토크를 앞세운 V8 엔진 덕부네 주행 상황에서 출력의 부족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등 모든 상황에서 거침이 없다.
게다가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매력 역시 확실하다. 실제 주행을 하는 내낸 선형적인 출력 전개, 매끄러운 반응 등을 통해 ‘자연 흡기 엔진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출력 상승과 함께 울려 퍼지는 사운드의 매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어필 포인트였다.
다만 차량의 무게가 워낙 무거운 만큼 ‘출력 전개’의 기민함이 도드라지는 건 아니다.
강력한 V8 엔진에 합을 이루는 10단 자동 변속기는 주행 내내 그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 주행 전반에 걸쳐 묵묵히, 그리고 또 조용히 능숙한 변속을 제시하며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이어간다.
덧붙여 스티어링 휠 뒤쪽에 패들 시프트가 마련되어 있어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변속기 가능하다. 다만 워낙 조율 능력이 좋은 변속기라 주행을 시작한 이후로 ‘변속기를 의식할 일’ 자체가 없어 사용 빈도가 무척 낮다.
에스컬레이드 ESV의 움직임은 최신의 에스컬레이드가 가진 강점, 그리고 ESV의 구조적 특징이 반영된 모습이다.
실제 최신의 에스컬레이드의 여전히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최신의 플랫폼, 그리고 각종 기술들이 더해지며 주행 상황에서 마주하는 여러 환경에서 높은 만족감을 자아낸다.
특히 지금의 포드, 링컨 그리고 지프 등과 같이 미국적인 차량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유의 질감이 대폭 사라진 점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각 대신 어떤 상황에서도 세련되고, 정제된 움직임을 앞세워 ‘고급스러운 감각’을 능숙히 드러낸다.
덕분에 에스컬레이드 ESV는 단순히 거대한 미국차량이 아니라 ‘캐딜락’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낸다.
게다가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과 MRC의 조합을 통해 약간 스포티한 성향이 있지만 대다수의 노면 환경에 능숙히 대응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캐딜락답게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택할 때에는 더욱 적극적이고, 맹렬한 중전차의 질주를 맛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을 경험하고 있자면 차량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높아진다. 특히 조금 부담스럽지만, 브레이크 시스템 그리고 서스펜션 및 MRC 등의 반응을 즐기며 주행의 자신감’이 더해지는 스스로를 만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강점 속에서도 ESV라는 구조에서 오는 부담스러운 요소들도 있다.
확실히 일반적인 에스컬레이드보다 더 크고 무겁기에 물리적 한계가 크고, 그에 대한 관성도 크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더불어 에스컬레이드에 비해 ESV의 전반적인 주행 질감이 조금 더 거칠고 투박하다는 점은 지속적으로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좋은점: 시선을 집중시키는 외형, 공간, 매력적인 드라이빙
아쉬운점: 일부 디테일의 이질감, 에스컬레이드 대비 거친 주행 질감
새로운 시대, 그러나 낭만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해
전동화 기술이 적극적으로 더해지고 있는 지금, 과도할 정도로 ‘고지식한 구조’와 구성을 갖춘 에스컬레이드 ESV는 무척이나 뒤늦은 선택일지 모른다.
그리고 이미 시장에는 에스컬레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그리고 또 다른 매력을 줄 수 있는 차량들이 산재해 있을 뿐 아니라 캐딜락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메리트도 크지 않다.
그러나 V8 플래그십 SUV라는 낭만은 분명 외면하긴 어려운 ‘치명적인 즐거움’일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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