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재옥 원내대표 선출…지역대표론보다 '대야 협상력' 우세

정성원 기자 2023. 4. 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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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野 이상민 탄핵·법안 강행처리…당내 무력감↑
실무·협상능력 겸비…신중함·추진력 모두 갖춰
'드루킹 특검' 실무 협상…대선 상황실장 수행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4.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대구·경북(TK) 3선(選)이자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상황실장을 지낸 윤재옥 의원이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정치권에서는 수도권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지역대표론'보다 '대야 협상력'을 우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권이 단독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표결한 데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법안들을 단독 처리하면서 무력감을 느낀 국민의힘 의원들이 협상 경험이 풍부한 윤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7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윤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소속 의원 115명 중 109명이 투표에 참여해 65명이 윤 원내대표에게 표를 던졌다. 경쟁자인 김학용 의원은 44명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당초 선거 초반에는 경기 안성 4선인 김 의원이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부산·울산·경남(PK) 김기현 대표 지도부가 들어선 만큼 내년 수도권 총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지역 대표론'이 강하게 대두됐다.

그러나 의원들의 막판 표심은 TK 출신 윤 원내대표에게 향했다. 의원들이 윤 원내대표가 쌓은 실무 경험과 협상력, 추진력, 신중함과 꼼꼼함에 기대를 걸면서 윤 의원에게 21표차의 승리를 안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해 정권을 창출했지만,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한 상황에서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수 없었다.

지난해 정권 출범 직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이 민주당의 위장탈당 꼼수 등의 방법으로 통과됐다. 출범 후에는 지지부진한 원 구성 협상에 원내에서는 윤석열 정부 초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자책이 나왔다.

올해 들어서는 야권이 정부여당에서 반대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한 데다 노란봉투법·방송법·간호법·의료법 등을 본회의에 직회부해 강행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도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충돌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에는 야권이 주말에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는 상황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와 함께 정부 첫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김학용 의원으로 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4.07. photo@newsis.com

이처럼 여소야대 상황에서 무력감을 느낀 의원들 사이에서 대야 협상 능력이 필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대 1기 '수석 입학·수석 졸업' 이력을 가진 윤 원내대표는 신중함과 꼼꼼함을 요구하는 정보·외사 부문에서 주로 재직하며 주요 요직을 거쳤다.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신중하고 꼼꼼한 업무 처리 능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많다.

윤 의원은 지난 2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원내와 대선 실무 경험을 강점으로 꼽았다. 과거 원내수석부대표, 대선 선대본부 상황실장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전략으로 내년 총선을 앞둔 원내대표로서 확실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2018~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으로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낸 뒤 원내수석 자리에서 민주당을 상대로 한달간 특검 세부 내용을 조율했다. 드루킹 특검으로 '친문(친문재인) 황태자'였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징역형이 확정되면서 문재인 정권이 치명타를 입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선 국면에서는 윤 대통령 선대본부 상황실장을 맡아 거의 24시간 사무실에 상주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윤 의원은 "21대 국회의원이 되면서 세운 첫 번째 목표는 대선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물밑에서 선거 운동을 한 윤 의원의 노력이 막판 표심 확보에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래 전부터 출마를 준비했던 김 의원이 특유의 친화력으로 다수 의원과 접촉을 늘렸다면, 윤 의원은 조용하게 의원들과 만나 목소리를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이 지역구 일정으로 서울에 없을 때는 직접 내려갔다고 한다.

윤 의원은 자신의 강점인 협상력과 꼼꼼함을 바탕으로 당정 소통과 여야 협상을 추진하는 한편, 중도층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요 이슈나 정책에 관해 당정이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 품질도 제고하고, 정책 홍보도 잘 하겠다"며 "수도권과 지역이라고 보기보다 중도층 민심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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