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바리 레전드와 똑 닮은 한화의 현빈 "아무리 대단한 투수 만나도 기죽지 않는다" [오!쎈 인터뷰]
[OSEN=대구, 손찬익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문현빈을 보노라면 이글스 레전드 출신 '악바리' 이정훈 두산 베어스 퓨처스 감독이 떠오른다. 키는 작지만 탄탄한 체구에 근성으로 똘똘 뭉쳐 있는 게 영락없이 닮았다. 이정훈 감독처럼 특급 타자가 될 만한 자질을 갖췄다. 6일 현재 12타수 2안타 타율 1할6푼7리에 불과하나 타석에서 보여주는 임팩트는 강렬하다.
천안 북일고 출신으로 청소년 대표팀 주장을 지낸 문현빈은 올 시즌 한화의 새 식구가 됐다. 젊은 선수들로 내야 리빌딩이 어느 정도 이뤄졌던 한화가 문현빈을 지명한 것을 두고 의외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충청지역에서 오랫동안 그를 지켜본 한화 스카우트팀은 고민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2라운드에 가장 먼저 문현빈의 이름을 불렀다.
당시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로 현장에 있었던 손혁 한화 단장은 "스카우트팀에서 무조건 문현빈을 지명해야 한다며 한 번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우리가 문현빈을 지명할 때 다른 팀 반응을 봤는데 뭔가 아쉬워하는 게 보였다. 그때 우리가 진짜 좋은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1~2년 지나면 우리 팀을 대표하는 주축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현빈의 주 포지션은 내야지만 외야까지 수비 범위를 넓혔다. 1일 고척 키움전에서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지만 4일과 6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선발 중견수로 나섰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중견수로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야구 센스가 아주 뛰어나고 영리하다. 수비할 때 첫 스텝을 보면 전문 외야수와 흡사하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현빈은 "외야 수비가 어려운 건 아니다. 전상열 수비 코치님께서 잘 알려주셔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수비할 때 펜스와의 거리 감각이 아직 부족한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도 잘 보고 이상한 공에 스윙이 나가지도 않는 것 같다. 선구안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첫 타석에서는 내 직구가 좋아서 헛스윙 삼진이 됐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끈질기게 가다가 처음으로 던진 체인지업에 곧바로 반응해 정타로 컨택을 했다. 앞으로 잘할 것 같은 타자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및 탈삼진 1위이자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안우진(키움)은 지난 1일 고척 한화전에서 문현빈과 상대한 소감을 묻자 이 같이 대답했다.
이에 문현빈은 "제 장점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정확하게 안타를 만들어내는 컨택 능력이다. 투수에게 지지 않으려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려고 하는데 어릴 적부터 지는 걸 워낙 싫어해서 그렇다. 아무리 대단한 투수를 만나도 기죽지 않고 제 타석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1일 키움 에이스 안우진에 이어 4일 '끝판대장' 오승환(삼성) 등 데뷔 초반부터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과 맞붙은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배님과 상대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제가 치니까 더 자신감이 생겼다"고 씩 웃었다.
한화의 젊은 타자들은 채은성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문현빈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1군 캠프 때부터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여쭤봤다. 그럴 때마다 상세히 대답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수비는 오선진 선배님, 타격은 은성 선배님과 이명기 선배님께 자주 여쭤본다"고 했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선배에게 먼저 다가가서 조언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자 "저보다 야구도 잘하시고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신 선배님께 하나라도 더 배우지 않으면 저만 손해다. 나이 차가 많이 나서 어려울 수 있지만 제겐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1군에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입단 동기 가운데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를 묻자 NC 1라운드 출신 신영우를 꼽았다.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 맞붙었는데 두 타석 모두 안타를 못 쳤다. 당시 신영우는 또래 투수 가운데 가장 좋았다. 기회가 되면 쳐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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