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빈틈 집요하게 파고드는 38세 고참…감독의 뒤통수 공격에는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 '빈틈만 보이면 완벽하게 파고드는 백전노장'
이용규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키움의 경기에서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용규는 특유의 컷트로 LG 선발 이민호를 진땀 흘리게 만들었다. 스트라이크 초구는 지켜봤다. 2구째 볼을 고른 뒤 4개의 공을 연속으로 파울로 걷어냈다.
S존 근처지만 제대로 타격하기 어려운 공은 모두 커트를 했다. 이민호와 박동원 포수는 구종을 여러가지로 변화하며 타자가 반응하기를 노렸지만 '용규 놀이'는 계속 되었다.
이용규는 7구째 낙차가 없는 커브를 받아쳐 우중간 안타를 때렸다.
1루에 출루한 이용규는 2번 타자 김혜성이 때린 내야 땅볼이 LG 오지환의 발에 맞고 튀자 2루를 지나서 바로 3루까지 질주했다. 실책을 기록한 오지환은 아쉬움에 한참동안 고개를 숙였다.
1회말 무사 1,3루 선취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에서 1루주자 김혜성도 2루 도루를 시도했고, 박동원도 2루로 볼을 던지려는 순간 3루주자 이용규의 움직임을 보면서 송구 동작을 멈췄다.
1회말 무사 2,3루에서 김웅빈은 땅볼 타구를 투수 이미호가 잡았다. 3루주자 이용규가 런다운에 거렸다. 박동원 포수는 거리를 좁히며 3루주자 이용규를 몰면서 3루수 문보경에게 볼을 던졌다.
하지만 특유의 빠른 발을 가진 이용규는 2루주자를 3루까지 진루 시키기 위해 시간을 벌었다. 마음이 급해진 문보경이 볼을 떨어뜨리자 이용규는 홈으로 쇄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키움의 첫 득점을 만들었다.
홍원기 감독의 축하를 받으며 이용규는 동료 선수들과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했다. 전날 7-1 패배를 설욕하기 위한 기분 좋은 스타트였다.
계속된 찬스에서 러셀의 투수 내야 안타로 추가점을 올리며 키움은 2-0 리드로 1회말을 끝냈다.
4회초 LG도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오스틴이 좌전 안타로 시작했고, 적시 2루타를 때리며 1회말 실책을 만회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의 불발로 1점차 추격으로 이닝은 종료 되었다.
7회말 키움 이용규에게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무사 1루에서 이용규는 번트 준비를 했다. 초구는 볼, 연속으로 번트를 시도했지만 파울이 선언 되었다. 두 번째 파울 타구는 포수 박동원이 원바운드로 바로 잡아서 이용규를 태그 했다.
키움에서는 이용규의 타구에 대해 페어와 파울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했고, 판독 결과 파울로 선언되었다. 이용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키움 이용규가 문보경의 실책 때 홈으로 쇄도. 선취점을 올리고 있다.
▲이용규가 7회말 연속 번트를 실패하고 있다.
▲눈치빠른 이용규가 홍원기 감독의 장난을 막고 있다.
하지만 투수 앞 병살타를 때리고 아쉽게도 달아날 수 있는 찬스는 사라졌다. 그렇게 키움의 2-1 리드는 계속되었고 9회초 키움은 김재웅을 마무리로 올려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경기 종료 후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이용규의 번트 상황이 생각난 듯 장난으로 이용규의 등을 때리는 모습이 보였지만 눈치 빠른 이용규는 잽싸게 피하면서 두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웃었다.
[경기에서 승리한 키움 홍원기 감독이 이용규의 등짝을 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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