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년인데 여론은 “尹 정부 심판”…역대 정부 봐도 이례적

구민주 기자 2023. 4. 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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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의미 물었더니 ‘윤석열 심판’ 55.4% ‘이재명 심판’ 38.9%
박근혜‧문재인, 임기 후반에도 ‘정부에 힘 실어줘야’ 여론 튼튼
與 ‘세대포위론’ 와르르…전 세대 빼앗기는 逆포위 우려해야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임기 1년을 갓 채운 정권을 '견제'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하게 나타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4~6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4월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50%로 집계됐다.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정부 지원론(42%)과 견제론(44%)이 비등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정부 견제 여론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전부 '정부 견제론'이 우세했다.

같은 날 발표된 시사저널-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도 '윤석열 심판'이 55.4%, '이재명 심판'이 38.9%로 나타났다. 지난 3~4일 양일간 전국 성인 2002명을 상대로 실시한 결과, 20~50대에서 전부 '윤석열 심판론'이 20%포인트 안팎으로 우세했다. 60대 이상에서는 오차범위 내 두 심판론이 대등했다.

총선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게 될 무당층과 중도층에서도 '윤석열 심판론'이 과반에 이르렀다. 후반기 국정 동력을 얻기 위해 필수적인 '총선 승리' 목표에 확실한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한국갤럽

4년차에 총선 치른 朴‧文, '정부 지원' 여론 선방

집권 1년이 막 지난 시점에서 여론이 정권의 심판을 원하는 현상은 이례적이다. 심지어 임기 중‧후반기에 총선을 치른 박근혜‧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면, 현재 윤석열 정부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실감케 한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4년차인 2020년 21대 총선을 치렀다. 총선 약 1년 전인 5월4~5일 한국갤럽이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47%로 나타났다. 반대로 '현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0%였다. 임기 후반기였음에도 '정부 지원론'이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 것이다. 실제 총선 결과는 그보다 더 벌어져, 여당이 180석을 얻는 역대급 결과를 낳았다.

그보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임기 4년차인 2016년 20대 총선을 치렀다. 총선을 볼과 반년여 앞두고 있던 2015년 9월22~24일 한국갤럽이 유권자 1003명을 조사한 결과 '정부 심판론'은 42%, '정부 지원론'은 36%로 나타났다. 임기 후반기였음에도 정부 심판론과 지원론이 오차범위 내에 머물렀다. 박근혜 정부로선 비교적 선방한 결과였다. 이듬해 총선에선 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을 얻어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졌다.

반등세도 암울…이준석 '세대포위 전략' 완전히 깨져

정치에서 1년이란 시간은 바깥의 10년과 같다는 말이 있을 만큼 그 어떤 변화도 만들어낼 수 있다. 정부로서 현재 부정적인 여론에 반전을 일으키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단 얘기다.

하지만 여론조사의 지표를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당장 지지 반등세를 꾀하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되레 정부‧여당을 향한 비토 여론이 전 연령, 전 지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어 당장 이를 막아서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갤럽 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긍정평가는 31%, 부정평가는 61%로 나타났다. 연령대에선 70대 이상, 지역에선 대구‧경북에서만 긍정이 앞섰다.

시사저널 조사에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긍정평가)이 36.9%로 나타났다. 문제는 61.4%로 나타난 부정평가 가운데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강한 부정이 과반인 53.8%로 파악된 점이다.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매우 잘못'이 과반을 차지했다. 총선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당층과 중도층에서도 각각 59.7%, 56.4%가 '매우 잘못'이라고 응답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여론의 기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사저널이 '내년 총선에서 어느 당이 많은 의석을 얻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전망을 물은 결과, 민주당이 55.5%, 국민의힘이 39.1%의 지지를 얻었다. 연령‧지역별로 따져봤을 때 국민의힘이 우세한 건 60대 이상, 대구‧경북에서 뿐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체제에서 추진해 온 보수의 '세대포위론' 전략이 이미 깨질 대로 깨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대포위론은 2030세대와 6070세대를 묶어 민주당이 강세인 4050세대를 포위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선 정부‧여당이 60대 이상마저 20~50대에 포위돼 돌아서는 '역(逆)세대포위론'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인용한 이날 한국갤럽 조사는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시사저널-조원씨앤아이 조사는 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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