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알몸 영상' 돌려본 테슬라 직원들…"나라면 우리 차 안 산다"

박가영 기자 2023. 4. 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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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직원들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수집한 고객 차량 영상 자료를 돌려봤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전직 테슬라 직원 9명을 인터뷰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테슬라 직원들이 고객의 차량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과 이미지를 내부 메신저에 사적으로 공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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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원, 로이터 인터뷰서 "차량서 녹화된 영상 '재미로' 공유"…사고·성행위 등 민감한 내용도 담겨
테슬라 차량 모델 3 내부/로이터=뉴스1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직원들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수집한 고객 차량 영상 자료를 돌려봤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 내부 메신저를 통해 공유된 영상에는 고객의 나체 등 민감한 사생활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전직 테슬라 직원 9명을 인터뷰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테슬라 직원들이 고객의 차량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과 이미지를 내부 메신저에 사적으로 공유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자사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 개발을 위해 차량에 카메라를 설치, 전 세계 수백만 대의 차량에서 방대한 양의 영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테슬라의 고객 개인정보 취급방침에는 '고객이 데이터 공유에 동의하면 차량이 수집한 데이터를 테슬라에 제공할 수 있다. 해당 데이터가 개인 계정이나 차량 식별번호와는 연결되지 않는다'며 익명성을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방침을 바탕으로 테슬라는 정보 수집 전 차량 내부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고객의 동의를 받는다.

문제는 자율주행 시스템과는 무관한 고객들의 사생활 영상이 테슬라 내부에서 퍼졌다는 것이다. 전직 직원에 따르면 한 남성 고객이 알몸으로 차량에 접근하는 영상이 공유된 적 있다. 또 주택가에서 과속 주행하던 테슬라 차량이 자전거를 탄 아이를 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일대일 채팅을 통해 사무실 내에서 퍼지기도 했다고 한다.

한 전직 직원은 "나는 고객들이 우리가 이런 사적인 상황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직원은 "알몸 노출 상태는 아니었지만 성행위(intimacy)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본 적도 있다"며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 담긴 것들이 확실히 많았다"고 전했다.

영상 공유는 재미삼아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로이터의 설명이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수집된 영상을 분류하는 작업에 수백명의 직원들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보행자, 도로표지판, 차고 등 각 이미지에 '라벨'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한 직원은 "(영상 공유는) 단조로움을 깨는 방법 중 하나였다"며 "이(공유 영상)를 본 다른 직원들은 쉬는 시간에 와서 '네가 올린 것 봤는데 재밌더라'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AFPBBNews=뉴스1

전직 직원들은 또 수집된 영상 자료가 차량이나 소유주를 특정하지 않는다는 테슬라의 설명과 달리 회사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녹화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차량 소유자의 거주지까지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차량의 시동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도 영상 녹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로 인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사생활이 유출된 정황도 나왔다. 약 3년 전 일부 직원들은 한 차고에 독특한 잠수정 모양의 차량이 주차된 영상을 발견했다. 1977년 007 시리즈 영화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나왔던 차인데, 그 소유자가 머스크 CEO였다.

테슬라의 차량 카메라 시스템이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은 보안상의 우려가 있다며 일부 정부 건물과 주거 지역에 테슬라 차량의 진입을 막고 있다. 네덜란드 데이터 보호 당국은 주차 시 의심스러운 활동을 기록하고 소유자에게 경고하도록 설계된 '감시 모드' 기능이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테슬라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의 한 전직 직원은 "(영상 공유는) 솔직히 말해서 사생활 침해였다"며 "나는 테슬라가 고객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고 절대 테슬라를 사지 않겠다고 농담하곤 했다"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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