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역대급 불황에 첫 ‘인위적 감산’… 반도체서만 4조 안팎 적자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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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요 부진에 따른 한파는 예상을 뛰어넘어 혹독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4년 만에 1조 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반도체 부문 적자 폭이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반도체 사업 부문이 올해 1분기에 4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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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수요부진 예상보다 심화
2분기에도 불황 지속 전망
‘생산 축소’ 처음으로 공식화
하반기 수급개선 가능성 커져
삼성전자 등 주가는 장중 급등
반도체 수요 부진에 따른 한파는 예상을 뛰어넘어 혹독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4년 만에 1조 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반도체 부문 적자 폭이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중심으로 업황 부진이 적어도 2분기까지는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악화 흐름 역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시장 대응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업황 반등이 앞당겨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이 63조 원, 영업이익은 6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 업계에서는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반도체 사업 부문이 올해 1분기에 4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전사 실적이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했지만, 수요 대응에 충분한 양의 재고를 비축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웨이퍼(원판) 투입량을 줄이는 등 적극적 감산에 들어간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난도가 높은 선단 공정 및 DDR5·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 비트그로스(BG)’ 제약을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이를 통해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감산 규모와 시기 등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DDR4를 중심으로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 업황 부진 흐름이 2분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8530억 원으로 제시했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1조 원대를 밑돌게 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낮지 않고 서버 수요 강도도 강하지 않아 재고 감소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메모리 분야 대표 기업인 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감산 행렬에 동참하면서 하반기 반도체 수급 개선 시기가 앞당겨질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반도체 수요, 공급, 재고 상황을 고려할 때 하반기로 갈수록 메모리 시장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D램 시장 분석 자료에서 시장 규모(합산 매출)가 1분기 96억7000만 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2분기 100억9600만 달러, 3분기 113억 달러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감산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4%대 상승하는 등 반도체 관련 주가가 강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1시 15분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49% 오른 6만5100원에 거래됐다. 양대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도 나란히 상승세를 보여 같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5.37% 오른 8만8300원에 거래됐다.
장병철·정선형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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