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실수, 정책 혼선 여당에 조선일보 "지리멸렬 상황"
[아침신문 솎아보기] 총선 1년 앞두고 여권 위기감 고조
김기현 대표 의석수 축소 주장에 한국일보 "황당하다"
중대재해법 1호 처벌에 중앙일보 "경영리스크 현실화"
강남 대치동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원인 '검수완박' 꼽은 서울신문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보수 텃밭으로 꼽히던 울산의 기초위원과 교육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하면서 여당이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7일자 아침신문에서 이어졌다. 전주을 국회의원 보선에서도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가 지난해 대선 때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15%대) 절반 수준의 득표(8%)를 얻어 김건희 여사의 '쥴리 의혹'을 제기했던 무소속 안해욱 후보에게도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고, 조선일보는 “설화와 분란으로 지리멸렬한 당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성희 진보당 후보는 전주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39% 득표로 당선됐다. 6명이 출마했고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는 5등으로 하위권이었다. 유명한 보수 강세 지역이자 김기현 대표의 지역구와 인접한 울산 남구 기초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최덕종 후보(50.60%)가, 울산시교육감도 진보성향의 천창수 후보(61.94%)가 당선됐다. 그나마 충북 청주 기초의원에서 국민의힘 이상조 후보가 승리해 체면을 지켰다.


보수언론은 일제히 경고음을 울렸다. 조선일보는 1면에 <'울산의 강남'에서 패배한 輿> 기사를 내고 “이대론 총선도 진다”는 여권 내부 우려를 전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울산 앞바다 해산물을 우려한 주민 목소리를 전하며 “야권의 반일 공세가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도 1면 머리기사 <지지율 추락, 설화, 재보선까지… 위기의 輿>에서 “김기현호 출범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위기에 직면했다.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설화에 더해 뚜렷한 정책성과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김재원 최고위원의 연속 말실수, 태영호 최고위원의 43사건 발언,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먹기' 발언 등을 거론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근로시간 개편안, 저출산 대책, 전기가스요금 인상 보류 등의 정책 혼선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최고위원회에서 국회의원 의석수를 “30석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한겨레는 “의원 정수 축소는 비례성·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편에 역행하는 인기영합적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는 것도 명분이 없고, 지역구에서 의석을 줄이는 것도 의원들 반발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 김 대표 주장은 결국 선거제 개편을 그냥 하지 말자는 것”이라는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뜬금없이 의원 정수 줄이자는 여당, 국면 전환용인가>에서 “선거제 개편을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가 10일부터 열릴 예정이고 논의 대상 세 가지에 의원 정수 축소안은 포함되지도 않았는데, 이제 와서 뜬금없이 의원수를 줄이자니 황당”이라며 “여당이 정치적 궁지를 벗어나려고 엉뚱한 이슈를 던지고 그 대가로 선거제 개편을 희생시켜서야 될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중대재해법 1호 판결에 '경영리스크' vs '솜방망이 처벌'
'중대재해처벌법'의 첫 적용 사례가 나왔다. 안전 체계 미비로 건설 현장에서 하청노동자 추락한 책임이 원청기업의 대표이사에 있다고 처음 인정된 것이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4단독 김동원 판사는 지난 6일 한 요양병원 공사 현장에서 40대 하청노동자를 숨지게 한 혐의(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로 기소된 원청 건설사 온유파트너스 대표에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대표가) 재해 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처를 하지 않아 종사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했다”고 밝혔다.


1호 판결을 놓고 언론의 시선은 엇갈렸다. 보수신문은 법의 부당함과 경영자 입장의 관리 어려움을 호소했다. 조선일보는 12면 상단에 <판사 “현장관행도 사고에 영향… 대표 책임만 묻는건 가혹” 제목을 달고, “이 법은 사업주의 의무를 추상적이고 포괄적으로 규정해 기업인을 과도하게 처벌한다는 논란을 낳았다”며 “이번 사건은 현장 안전 조치가 미흡해 하청 업체 근로자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런데 하청보다 원청 업체가, 현장 책임자보다 원청 업체 대표가 더 강한 처벌을 받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중대재해법 1호 유죄…'경영 리스크' 현실로> 기사를 내고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재계 우려를 전했다.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집행유예라고는 하지만 징역형의 일종인 만큼 기업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청업체의 대표이사까지 중대재해법을 적용해 산업안전보건법보다 가중처벌한 것인데, 기업인의 경영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선 '사업을 접을 고민까지 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겨레는 '솜방망이'라는 노동계 주장에 힘을 실었다. 기존 산업안전보건법과 견줬을 때 형량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위험 외주화' 원청대표 책임 물었지만… “낮은 형량엔 실망”> 기사에서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적용한 첫 선고였음에도 원청 대표에게 낮은 형량에 집행유예가 선고된 대목에서 법 제정 취지를 져버린 판결이라는 지적도 불거진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산업안전법 위반으로 인한 산재사망 사건에서도 2~5년을 양형기준으로 정한 점에 비춰봐도 '솜방망이 처벌'에 가깝다”며 “안전난간의 임의적 철거 관행을 감경사유로 판단한 것은 논란이 불가피하다. 작업 과정에서 안전난간을 치울 수밖에 없는 사정이었다면 사업주가 관리·감독을 했어야 한다. 재해예방 노력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묻지 않고, 관행이라는 이유로 감경해준다면 법 제정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재해법 적용대상 229건 중 노동부가 검찰에 송치한 것은 34건, 이 중 재판에 넘겨진 것은 14건에 불과하다. 재해 발생부터 기소에 이르기까지 1년 넘게 걸리는 사건도 허다하다. 중대재해법이 이렇게 무디고 더디게 적용되니 산재가 줄어들 리 없다”고 했다.
고교생 마약음료 시음에 '검수완박' 원인 찾은 서울신문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일당이 고교생에 마약 음료를 시음시킨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전 정부의 '검수완박'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조선일보는 1면에 <검찰 손발 묶인 사이, 마약이 거리로 풀려났다> 기사를 내 “문재인 정부는 지속적으로 검찰의 마약 수사 부서를 통폐합해 결과적으로 국가 마약 대응 역량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갔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권 축소' 차원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밀어붙이면서 지속적으로 검찰 조직을 줄여나갔는데 그 와중에 일선 검찰청의 마약 수사부서도 하나둘씩 사라졌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文 '검수완박'에 도심 학원가로까지 번진 마약> 사설을 내고 “전 정부에서 추진한 검수완박으로 마약범죄 대응에 구멍이 생겼다. 지난해 9월 검수완박법 시행 이후 정부에서 시행령을 손봐 마약 유통 관련 범죄를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경제범죄로 의율했으나 마약 소지나 투약범 수사는 여전히 검찰이 아닌 경찰이 한다”며 “경찰이 마약범죄 수사에 힘쓰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인력 부족에다 전문성 결여로 검찰 수사만큼 효과적이진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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