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8년→30년’ 연장… 오피스텔 대출한도 늘린다

■ 금융위, 은행업감독업무 시행세칙 등 개정… 24일 시행
주택담보대출처럼 DSR 산정
원리금 상환부담 줄어 한도↑
5000만원 소득자 30년 대출땐
1억3000만→3억1000만원으로
서민·청년 주거안정 기여 전망

앞으로 오피스텔 담보대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경우에 따라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금융당국이 현재 만기 8년으로 묶여 있는 오피스텔 담보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연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중) 관련 규정을 일반 주택과 같은 기준(최장 30년 만기)으로 바꿀 방침이다. 대출만기가 길어질수록 나눠서 갚는 원리금 상환 부담도 줄어들어 그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규모도 커진다.

7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등 5개 시행세칙을 개정한다고 예고했다. 개정안은 오는 24일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청년과 서민 주거에 활용되는 오피스텔에 대한 DSR 산정 방식이 일반 주택과 달라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저렴한 오피스텔은 ‘아파텔’이라고도 불리며 집값 급등기에 청년·신혼부부 등 1~2인 가구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주거형 오피스텔까지도 비주택으로 분류돼 DSR을 계산할 때 적용되는 대출만기가 8년으로 고정돼 있다. 반면 일반 주택은 대출만기를 길게는 30년까지도 잡을 수 있다. 만기가 줄어들면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나게 돼 DSR이 올라가게 된다. 그만큼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든다.

이에 금융위는 오피스텔의 용도와 관계없이 DSR 산정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오피스텔을 담보로 전액 분할상환을 받는 경우 실제 대출만기를 적용해 원리금 상환액을 계산하도록 했다. 일부 부분 상환 대출에 대해서도 실제 대출만기를 반영해 상환액을 산출하되, 주택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거치 기간을 1년으로 제한했다. 만기 일시상환 대출에 대해서는 현행 기준(대출만기 8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기준은 오피스텔 담보대출의 분할상환 비중이 31.5%로 높고, 분할상환 시 평균 약정 만기도 18년으로 긴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 설계됐다.

금융위는 개정된 시행세칙이 시행되면 연 소득 5000만 원인 대출자가 30년 만기 원리금분할상환의 오피스텔 담보대출을 금리 5%에 받을 경우 대출한도가 기존 1억3000만 원에서 3억1000만 원으로 약 1억8000만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민·청년층 주거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오피스텔 담보대출의 장기 분할상환을 유도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