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보니] 제일 가까운 공공도서관까지 걸어서 2시간 2분 | 빅벙커

윤영균 2023. 4. 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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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0만 명당 도서관 13.34개, 대구는 10.44개로 전국 '꼴찌'···공공도서관의 틈새 메우는 작은도서관의 대구시 2023년 예산 '0원'


대구와 부산의 2023년 공공도서관 예산은 422억 5,443만 8천 원입니다. 지역의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기반 확충을 위한 비용으로 도서관 운영 지원, 독서문화진흥 지원, 도서관 자료구입비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대구시의 예산을 살펴보면 청년여성교육국 교육협력정책관에 편성된 예산으로 공공도서관 육성 지원 예산 258억 2,157만 원입니다. 여기에는 대구대표도서관 건립 비용인 111억 1,040만 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산시의 경우는 청년산학국 창조교육과의 공공도서관 확충 및 운영 예산 70억 5,791만 1천 원과 부산대표도서관 운영 예산인 93억 7,495만 7천 원을 더해 164억 3,286만 8천 원입니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공공도서관은 시민의 문화생활 향유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요한 공간인데요, 부산시의 경우에는 전년도와 비교해 봤을 때 245억 3,407만 3천 원의 예산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데요.

삭감된 내용을 살펴보면 공공도서관 어린이 자료실 이용 시간 연장 지원금 6,504만 원, 독서문화진흥 지원금 1,250만 원이 삭감됐어요. 2022년에는 국비를 포함한 11억 7천 6백만 원의 예산으로 11개 관의 작은도서관 건립 비용을 지원했었는데요, 2023년에는 도서관 건립비용이 지자체로 이양되면서 많은 예산을 들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하네요.

시비로 동구 작은도서관 한 곳을 조성하는 예산 1억 1,200만 원의 예산만 편성이 되었습니다. 동구 작은도서관은 시비 약 1억 원과 구비 2천 8백만 원을 들여 2023년에 조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부산시청 열린도서관 운영비는 1,366만 7천 원 증가했네요"

민선 8기 들어서면서 '허리띠 졸라매기'로 여기저기 예산 칼바람이 불었던 대구의 상황은 어떨까요?

천용길 뉴스민 대표 "예산 금액만 보면 도서관에까지 칼바람이 불지는 않았습니다. 대구시의 경우 공공도서관 육성 지원 예산이 2022년에는 194억 2,592만 1천 원이었는데요, 2023년에는 63억 9,564만 9천 원이 늘어난 258억 2,157만 원으로 편성됐습니다.

웬일로 예산이 늘었나 하시겠지만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조금 다릅니다. 대구대표도서관 건립비용 111억 1,040만 원과 국채보상운동기념 도서관 리모델링비 32억 4,559만 8천 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 공공도서관 예산들은 줄었습니다. 공공도서관 시설 개선 지원 19억 원 삭감, 공공도서관 통합 정보시스템 구축비 6억 9,599만 원 삭감, 작은도서관 지원비 2억 2천만 원은 전액 삭감됐습니다"

공공도서관? 사립도서관? 작은도서관?
대구에 대표도서관이 새로 생긴다거나 기존 도서관이 리모델링 된다는 것은 희소식인 것 같지만 도서관 예산 안에서도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입니다. 도서관에도 종류가 많은데 공공도서관, 사립도서관, 작은도서관은 어떻게 다를까요?

허운영 부산 어린이도서관 동화랑 놀자 관장 "도서관은 설립 주체가 누구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서관은 공공도서관입니다.

도서관법 4조는 설립 주체에 따라 국가가 주체면 국립도서관, 지자체나 교육청이 주체면 공립도서관, 민간이나 단체, 법인이 주체면 사립도서관으로 나뉩니다. 분류상 이렇기 이용자나 특정 목적으로 가진 도서관은 대학도서관, 학교도서관, 전문도서관, 특수도서관이 있습니다.

예산이 전액 삭감됐던 작은도서관도 공공도서관에 포함이 되는데요, 작은도서관은 건물 면적이 33㎡ 이상이고 자료 1,000권 이상을 갖춘 도서관을 말합니다.

작은도서관에는 지자체나 교육청 소속의 공립 작은도서관이 있고, 민간이나 법인, 단체가 운영하는 사립 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 사립 작은도서관에는 각 마을에 거점을 둔 작은도서관이 있고 아파트 내에 만들어진 아파트 작은도서관이 있어요"


부산의 공공도서관, 인구 10만 명당 13.34개···대구는 10.44개로 17개 시도 중 '꼴찌'
대구나 부산 모두 '문화 도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문화 인프라 또한 어느 정도 갖추어진 도시인데요, 가장 기본적인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도서관은 다른 도시에 비해 어느 정도 있을까요?

천용길 뉴스민 대표 "2021년도 공공도서관 통계조사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인구 10만 명당 도서관 수를 산출해봤는데요,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을 합한 숫자로 계산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인구 10만 명당 도서관이 가장 많은 지역은 24.8개 관으로 제주가 가장 많았고, 부산은 10만 명당 13.34개 관으로 17개 시도 중 12위였습니다. 대구는 인구 10만 명당 10.44개 관으로 17개 시도 중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2021년도 지자체별 공공도서관 방문자 수를 집계한 순위에서는 대구가 6위를 차지한 거죠. 공공도서관은 적은데 이용하려는 시민은 많다는 얘기가 되죠. 양질의 공공도서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공공도서관 건립 및 운영 매뉴얼을 보면 도시지역에서는 시민이 도보로 10분에서 20분 이내로 접근 가능한 곳에 입지를 선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런 혜택을 누리는 사람이 많지 않은 도시는 대구만은 아닙니다.

2021년 기준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 중 성인의 11.6%, 초중고 학생의 27.5%가 '도서관이 집에서 멀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대구 달서구 공공도서관 9개···달성군은 3개뿐
2023년 기준으로 대구시의 경우 작은도서관을 제외한 공공도서관 수는 39개입니다. 작은도서관을 제외한 공공도서관이 가장 많은 지역은 달서구로 9개가 있고, 수성구는 8개 관입니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대구시 달성군의 경우 6개 읍, 3개 면으로 426.7㎢ 정도의 면적을 가지고 있는데 공공도서관의 개수는 3개 관뿐입니다.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에 있는 금포초등학교를 기준으로 달성군 공공도서관과의 거리를 확인해 봤는데요, 금포초등학교에서 대구광역시립달성도서관까지의 거리는 약 12㎞로 걸어서 3시간 14분, 버스로는 52분이 소요됩니다. 너무 멀죠.

그래서 다른 공공도서관인 비전도서관으로 가보려고 거리를 확인해보니 7.7㎞로 조금 가까웠지만 도보 2시간 2분,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하면 32분이 걸리는 시간이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하나 더 남았죠. 달성군립도서관까지는 도보로 4시간 12분, 버스로는 1시간 5분 거리인 약 16㎞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달성군의 경우에는 작은도서관이 43개 있는데요, 1시간 이상이 걸리는 공공도서관 대신 이 작은도서관들이 그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는 거죠"

천용길 뉴스민 대표 "부산시의 공공도서관은 총 47개입니다. 대구보다는 공공도서관도 8개 정도 많고, 작은도서관은 183개 관 더 많은데요. 구·군에 따라 도서관의 수가 다릅니다. 부산 남구의 경우에는 면적이 26.8㎢인데 공공도서관이 단 1개가 있어요.

하나 있는 공공도서관인 남구도서관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가 대연초등학교인데 719m로 걸어서 12분 정도 걸립니다. 적당한 거리로 볼 수 있죠.

하지만 남구에 있는 오륙도초등학교의 경우 5.1㎞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하나뿐인 공공도서관에 가려면 걸어서 1시간 27분, 버스를 타면 32분을 달려야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부산시 남구 역시 공공도서관과 시민 사이의 공백을 작은도서관들이 채우고 있는데요.

부산 남구의 경우 41개의 작은도서관이 지역 밀착으로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공공도서관의 틈새 메우는 작은도서관···2023년 대구시 예산 '0원'
결국 부족한 공공도서관의 틈새를 공간적으로 메워주고 주민들이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작은도서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은도서관은 책을 빌리거나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다양한 문화 씨앗들을 심고 가꾸는 역할까지 하는, 살아 숨 쉬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조경래 대구 만평주민도서관 관장 "우쿨렐레나 오카리나 같은 악기를 배워서 경로당이나 어린이집에 공연도 가고, 도자기 공방으로 주민들이 직접 가서 도자기를 만들기도 하고, 프랑스 자수 배워서 파우치 만들어서 청소년들에게 나눔하기도 합니다. 또 온라인으로 강의하는 방법을 배워서 강사 활동도 하시고 아이들은 요리 수업해서 간식으로 먹기도 하고 경로당으로 그림책 읽기 수업도 하고, 이주 노동자들이 다문화 가정 한국어 수업도 하고. 이런 활동들이 도서관이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하는 게 아니고 주민들이 요청하고 스스로 기획해서 진행됩니다"

이렇게 지역에서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대부분 사립으로 운영됩니다. 대구의 경우 2022년까지는 2억 2천만 원의 예산이 지원됐습니다. 하지만 2023년 대구시는 이 예산을 삭감했습니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2023년 대구의 사립 작은도서관은 211관인데요, 2022년의 예산 2억 2천만 원은 도서관 한 곳이 아닌 우수한 작은도서관들 위주로 나누어주는 돈이었어요. 나누면 한 도서관에 1년 1~200만 원 정도가 지원된다는데 장서 구입비 정도로 활용됐습니다. 그런데 2023년에는 0원, 전액 삭감이 된 거죠"

조경래 대구 만평주민도서관 관장 "작은도서관 관계자들도 모르게 갑작스럽게 전액이 삭감되었고, 예산이 삭감된 이후에 통보를 받았어요. 그것도 저희가 질의를 하니 답변이 온 겁니다. 사립 작은도서관은 대부분 후원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요, 회원들의 월 회비 3천 원~2만 원 또는 후원자들을 통한 돈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요, 그것도 어려울 때는 후원 행사를 합니다. 저도 여러 곳에 후원을 하지만 이게 모이니까 부담이 되네요.

소액이라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후원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좋은데 가끔은 큰 금액의 후원자가 계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운영자들에게 기본적인 활동비라도 주어져야 능력 있는 분들의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해지는데 지금처럼 무급으로 노력봉사를 계속 요구한다면 버티기 어렵죠.

사립 작은도서관은 회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주민 전체가 이용하는 시설인데, 사립이니 너희가 알아서 하라는 게 이해가 안 가죠. 시에서 지원하던 2억 2천만 원도 실제 많은 돈은 아니었지만 그 비용조차도 소중한 곳이 작은도서관이거든요? 그리고 이 예산이 상징하는 바는 매우 큽니다. 대구시가 작은도서관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인식이 전혀 없는 상태라는 걸 보여주는 결과인 거죠"


작은도서관 운영비 예산 전액 삭감된 도시는 대구가 유일
다른 지자체는 어떨까요? 2023년 초 서울시 역시 작은도서관 예산을 논의 없이 전액 삭감한 적이 있습니다. 이용객 수가 감소했다, 사업 성과성이 없다 등의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자 작은도서관 폐지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다수 올라왔고, 서울시는 부랴부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예산을 편성하는 시기에 대구시도 작은도서관 예산을 전액 삭감했는데 아직 별다른 변화는 없는 상태입니다.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인천, 김해, 이렇게 도시 7곳을 비교해 보면 작은도서관 운영비 예산이 전액 삭감된 도시는 대구가 유일합니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대구의 경우 그전까지 작은도서관 지원은 대구시와 구군이 함께했는데요, 이번에 대구시가 작은도서관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그 역할을 이제 구·군이 전담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사실 구·군마다 재정 형편이 각자 달라서 구·군에 따라 작은도서관의 사정이 달라질 것 같아 걱정스럽기도 해요. 대구 북구와 동구의 경우에는 작은도서관이 각각 49곳, 46곳인데, 지원 예산은 약 1억 5천만 원에서 1억 8천만 원 정도거든요?

이에 비해 달성군은 작은도서관이 41곳인데 지원 예산은 약 6억 2천만 원 정도입니다. 구·군별로 차이가 큰 거죠. 결국 구·군별로 받을 수 있는 도서관 서비스나 문화 프로그램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조경래 대구 만평주민도서관 관장 "대구시의 2023년 예산 규모가 10조 7천억 원이 넘습니다. 여기서 2억 2천만 원은 눈에 띄지도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이런 예산이나마 있어야 책도 사고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지역 봉사도 하고 하죠.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시 담당 공무원은 오히려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2억으로 증액해서 신청했는데 전액 삭감돼서 너무 당혹스럽다고 하시더라고요.

달성군의 경우 넓이에 비해서 도서관이 턱없이 부족한데, 달성군에서 사립 작은도서관을 하시는 관장님도 시설은 어떻게든 유지를 하겠는데 다른 운영비는 지원이 필수라고 하셨거든요? 결국 이 예산이라는 것도 우리가 낸 세금이잖아요.

세금 낸 사람에게 세금이 쓰이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부산시의 경우는 2023년 2억 5,298만 8천 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작은도서관 도서 구입비 지원비 1억 원, 작은도서관 냉방비 지원 3천 2백만 원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서관 등급에 따라 차등 지원되는데요, 구·군의 예산도 자립도에 따라 약 2억 원에서 적게는 2천만 원 수준입니다. 허운영 부산 어린이도서관 동화랑 놀자 관장 "사실 예산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거 같아요. 냉방비 같은 경우는 1년에 20만 원 정도가 지원되는 거라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저희가 작은도서관 평가에서 최상등급을 받았는데 지원금을 200만 원 정도 받고 있고요, 나머지 운영비는 후원과 도서관에서 자체 마련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대구시 작은도서관 진흥 조례 살펴봤더니···
작은도서관을 위한 법도 존재합니다. 2012년 작은도서관 진흥법이 생겼는데요, 작은도서관을 도서관법에 포함하면서 면적 33㎡, 책 천 권, 열람석 6자리 이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작은도서관을 진흥하는 데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법으로 명시했습니다. 천용길 뉴스민 대표 "작은도서관 진흥법도 있지만 대구에는 '대구광역시 작은도서관 진흥 조례'도 있습니다.

제3조를 보면 시장의 책무로 대구광역시장은 생활환경과 가까운 곳에서 자유롭게 정보 이용 및 문화·독서 활동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작은도서관 진흥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관련 시책을 추진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고요, 또 제5조에 따르면 시장은 작은도서관의 활성화를 위하여 법 제15조에 따른 연도별 시행 계획에 작은도서관 진흥 계획을 포함하여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작은도서관 예산을 전액 삭감했고, 그뿐 아니라 2023년 공공 및 작은도서관 운영 계획안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대구시에 이유를 물어봤더니 2023년도 예산 미편성으로 대구시 작은도서관 운영 계획안은 수립조차 못 한 상황입니다. 행정과 법이 따로 노는 거죠"

도서관 자체에 대한 위상도 흔들려···'문화 선진국' 저변에는 작은도서관 운동
작은도서관도 위기이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도서관 자체에 대한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구조조정과 공공부문 개혁을 단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대통령 직속 위원회부터 정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총 636개에 이르는 정부위원회 중 39%인 246개를 폐지 및 통합하겠다는 골자였는데, 여기에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거론이 된 겁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위원회로 낮추겠다는 건데, 한국도서관협회가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의 대통령 소속 존치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허운영 부산 어린이도서관 동화랑 놀자 관장 "위원회는 5년 단위로 도서관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1차 도서관 발전계획 시기인 2008년과 지금 우리나라의 위상은 너무나 차이가 납니다. 문화 후진국에서 세계 제일의 문화 선진국이 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문화 선진국이 된 저변에는 1990년대부터 시작된 어린이 문화운동, 어린이책 운동, 작은도서관 운동이 있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그에 기초한 문화 예술의 발전은 마을마다 곳곳에 있는 작은도서관들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K-culture, 어느 한 사람, 어느 계층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작은도서관의 문화는 옳다 그르다로 편을 나누는 곳이 아닙니다.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특정 종교를 국교로 하는 나라에서도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지식과 정보, 문화를 창출하고 보급하는 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을 깎아내리지는 않습니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서가에 첫 번째 꽂힌 책은 성경과 코란입니다. 도서관 안에서는 종교적 차별이 없다는 거죠, 공공의 도서관이기 때문에.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격하시키는 것은 새로운 정보와 지식 획득을 격하시키는 정보와 문화 지식의 후퇴가 될 것입니다"


오히려 작은도서관 예산 늘린 김해시
오히려 작은도서관 예산을 늘린 곳도 있습니다. 김해시가 지원하는 작은도서관은 다문화가정과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특수도서관 2곳과 주제 특성화 1곳을 포함해 38곳인데요, 2023년 예산은 2022년보다 1억 4천만 원이 늘어난 14억 원입니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해시는 권역별 운영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할 예정이라는데요, 작은도서관 환경개선 사업 2,700만 원, 작은도서관 방과 후 돌봄 서비스 지원 1,800만 원, 운영자 선진 도서관 견학 지원 500만 원을 새로 편성했습니다.

대구시의 작은도서관 지원비 0원, 부산시의 작은도서관 지원비 2억 5천만 원에 비하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고 시의 관심도도 높은 편이죠" 허운영 부산 어린이도서관 동화랑 놀자 관장 "김해시의 작은도서관 정책은 앞으로 작은도서관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을은 공간과 운영자를 만들고 김해시는 장서와 운영비, 인건비를 제공하며, 김해시 전체에 문화와 지식, 정보의 공유를 확산하고 있습니다. 김해시장이 어느 정당 출신이 되건 이 기조는 계속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도서관 운영자와 사서, 활동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은 필수적이겠지요"

도서관은 민주주의의 기둥
도서관은 민주주의의 기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시의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라는 말도 있습니다. 도서관은 성과를 내는 곳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공간이 아닐까요? 대한민국 교육 수도, 문화의 도시를 표방해 온 대구시와 부산시는 도서관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예산추적 프로젝트 빅벙커> 대구MBC·부산MBC 매주 목요일 밤 9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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