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죽어" 외도 의심 아내 둔기폭행후 장시간 방치한 60대…살인미수 혐의 징역 4년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며 둔기로 얼굴 등 신체 중요 부위를 때리고 장시간 방치한 60대 남편이 살인미수죄로 실형에 처해졌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김형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69)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8일 오후 8시50분쯤 강원 강릉의 주거지에서 아내 B씨(68)가 3년 전부터 다른 남성과 외도를 한다고 의심하면서 말다툼을 하던 중 격분해 둔기로 얼굴 부위를 마구 때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내가 3년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르지, 너도 한번 당해봐라”고 말하며 B씨에게 다가가 얼굴 부위 등을 둔기로 수차례 때렸다.

그는 B씨가 바닥에 쓰러진 후에도 “왜 이렇게 안 죽느냐”, “빨리 죽어”라고 말을 하면서 폭행을 이어가다 상태가 심각해진 B씨를 보고 겁이 나 때리는 것을 멈췄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상해의 고의는 있었으나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고령인 피해자의 신체 중요 부위를 수차례 때린 점과 피해자가 죽기를 바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점, 폭행으로 피해자가 중상을 입은 상태였음에도 다음날 아침까지 약 12시간 정도를 방치한 점 등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고, 2심은 피고인이 비교적 고령이고, 청각장애와 불안장애‧공황장애 등의 정신질환이 범행에 다소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이는 점, 가족 일부가 선처를 호소하는 점을 참작해 형량을 낮췄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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