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논란’ 전광훈, ‘태극기 동지’ 황교안도 등 돌렸다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극우 논란 중심에 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국민의힘 내에서도 점차 고립되는 모양새다. '태극기 동지'였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물론 당내 중진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비주류 인사들도 일제히 전 목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결국 김기현 대표도 전 목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황 전 대표는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 목사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에 두 자릿수의 과도한 공천 할당을 요구했으나 수용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전 목사를) 당에서 축출하고 단절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주류 교회와 목회자는 전 목사와 뜻을 같이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전 대표는 전 목사와의 관계가 달라진 전환점은 21대 총선이었다고 밝혔다. 황 전 대표는 "2011~2012년 처음 알고 소통하고 관계를 가졌는데, 점점 정치색이 짙어지면서 목사의 본분을 잃어갔고 2019년 공천 과정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과 요구를 해서 같이 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또 황 전 대표는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 목사를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과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협박 등의 혐의로 종암경찰서에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황 전 대표는 지난달에도 전 목사를 고발한 바 있다. 전 목사가 '21대 총선에서 당대표였던 황 전 대표가 공천을 대가로 50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다.
전 목사가 당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5·18 망언이 시작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월12일 전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 나도 반대"라고 말해 역풍을 맞았다. 또 김 최고위원은 3월25일 미국 연단에서 전 목사를 가리켜 "우파 진영을 천하 통일했다"고 추켜세워 논란을 키웠다.
해당 사태에 홍준표 시장은 지난 3월28일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실언이 일상화된 사람인데 그냥 제명하라"고 당에 촉구했다. 그러자 전광훈 목사는 다음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 시장을 "이 자식"이라고 호칭하며 "홍준표 저거 탄핵하라"라고 수위 높게 저격했다. 이 과정에서 "저놈들은 내년 4월10일 선거에서 공천 주지 마, 다 잘라버려라"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 시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이 일개 외부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를 단절하지 않으면 그 정당은 국민에게서 버림 받는다"고 지도부도 함께 저격했다. 그러자 김기현 대표도 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전 목사에게 "우리 당 공천권을 가지고서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여권의 다른 인사들도 전 목사를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전광훈 세력과는 완전히 선을 그어야 한다. 우리 당의 미래가 없다"며 "다 잘라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광훈 정당이 따로 있다"며 "전수조사해서 당원 가입서 추천자란에 '전광훈'이라고 쓰여있는 이중 당적자들은 전부 다 출당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권주자였던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지난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 목사를 집중 공격했다. 그는 전 목사의 공천 언급에 대해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하고 싶다"며 "전 목사는 같은 분은 원래 한결같이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었다. 전 목사가 설칠 수 있는 분위를 만드느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직격했다.
이어 "전 목사가 여당의 운영, 공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비웃을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 여당 수석최고위원(김재원 최고위원)이라 하는 분이 (전 목사를) 천하통일 한 인물로 추앙하고 있다 보니 웃어넘길 수 없는 불안감이 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목사와 5.18 등 이런 식의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을 징계하지 않으면 국민이 당에 보내주는 신뢰가 전체적으로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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