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한미녀 역 김주령 ,‘카지노’에선 “평범해도 존재감 있는 아줌마”[인터뷰]

2023. 4. 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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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주령(46)이 글로벌 OTT에서 연속으로 흥행에 성공한 두 작품에 출연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 한미녀 역으로 강렬하다 못해 파격적인 연기를 선사했던 김주령은 '카지노'에서도 필리핀에서 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평범한 교민이지만, 큰 사건의 계기를 제공하는 핵심적인 반전의 인물이다.

김주령은 '오징어 게임'에서 허성태와 강렬한 케미를 뿜어내는 연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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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김주령(46)이 글로벌 OTT에서 연속으로 흥행에 성공한 두 작품에 출연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 이어 디즈니+ ‘카지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오징어 게임’에서 한미녀 역으로 강렬하다 못해 파격적인 연기를 선사했던 김주령은 ‘카지노’에서도 필리핀에서 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평범한 교민이지만, 큰 사건의 계기를 제공하는 핵심적인 반전의 인물이다.

“제가 맡은 진영희는 자신이 스스로 잘못된 선택을 하는 어리석은 면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민 회장 살인사건에 개입하면서 극 종반 흐름이 바뀐다. 강윤성 감독은 저에게 ‘연기는 진짜 같았으면 좋겠다. 드라마틱 하지 않게 해 달라’ ‘그곳에 존재하는 아줌마처럼~’ ‘뭔 가를 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김주령은 “진영희는 살인도 계획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막상 저지르고 난 후에는 편집증적으로 변하면서 스스로 망가진다“면서 “평범하면서도 당돌하기도 하다. 남자친구가 마비아 보스 밑에 있는 걸 알고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는 걸 평범한 듯 하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게 연기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주령은 연속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운이 좋았을 뿐”이라면서 “최민식 선배님 등 좋은 배우들과 뛰어난 실력에 선비 같은 강윤성 감독과 함께 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카지노’에는 필리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김주령은 극중 남자친구 호세로 나오는 필리핀 배우를 미리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호텔 로비에서 호세 씨를 만났는데, 현지인들이 모두 그 배우를 알아보더라. 나와 케미를 맞춰야 해서 미리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연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동국대 예술대에서 연극학을 전공한 김주령은 2000년 영화 ‘청춘’으로 데뷔한 후 연극과 영화에서 활동했지만 오랜 기간 대중이 알아보는 배우는 아니었다. 하지만 낭중지추라고, 그의 연기를 알아봐주며 신뢰를 보내는 사람들이 입소문으로 퍼져갔다.

김주령은 영화 ‘도가니’에 출연했다. 당시 황동혁 감독은 김주령이 맡았던 윤지애 역할을 극대화시켜보고 싶었다. 그것이 ‘한미녀’였다. “당시 황동혁 감독님은 저에게 ‘한미녀 1순위는 당신이야. 나도 운명이 걸린 작품이다’고 말했다”

‘카지노‘는 ‘오징어 게임’이 릴리스 되고 자신에게 온 첫 번째 대본이다. 김주령은 “대본은 최종본은 아니었지만 마음에 쏙 들었다. 강윤성 감독이 처음 저를 만나고 ‘같이 합시다’고 해서 너무 고맙기도 했고, 최민식 선배님과 손석구 등이 나온다는 데 안할 이유가 없었다”

김주령은 만나보면 부드럽고 진지하고 지적인 면모가 풍긴다. ‘저런 배우가 어떻게 악독한 연기를 할 수 있지’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한미녀를 생각하면 괴리감이 느껴진다.

”저는 몸 사리는 건 없다. 아직 대중에게 생경한 배우다. 갈 길이 멀다. 시행착오를 더 해야 한다. 현장에서 배우는 것도 많다.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연기 질책을 받더라도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김주령은 “‘카지노‘는 저의 해외 로케이션 꿈을 이뤄준 작품이다. 나는 더위에 강해 현지에서 지내기도 좋았다”면서 “영어 대사도 해보고 너무 신나는 경험이었다. 해외에 일하러 가는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주령은 ‘오징어 게임’에서 허성태와 강렬한 케미를 뿜어내는 연기를 선보였다. ‘카지노’에서도 둘은 삼겹살 집에서 만난다. 그는 “감독님이 우리 둘을 한 프레임에 넣는 장면을 일부러 만들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령은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서는 “끌림 있는 대본이 가장 중요하다. ‘오징어 게임‘에서도 그 점이 느껴졌다”면서 “내가 맡은 캐릭터 보다 전체 대본의 흐름에서 끌림이 있는 작품을 선택할 때, 결과가 좋았다”고 답했다.

최민식과 함께 한 소감도 털어놨다. 그는 “최민식 선배는 항상 부드럽게 대해주지만, 제대로 하자, 드러내려고 하지 말고, 기왕 하는 것 잘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강조한다. 현장에서도 늘 진심이다. 영어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것만 봐도 대단하지 않나. 저렇게 오랜 기간 살아남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김주령은 미국 에이전시와도 계약이 돼 있는 상태다. 올해 중으로 미국 작품을 할 예정이다. 김주령은 ”이전에는 미국에서 (우리가) 아시안 배우라는 카테고리에 있었다면 이제는 한국 배우라고 한다“면서 “아시안의 영어 발음이 이상했다고 했지만 이제는 한국식 영어를 하길 원한다. ‘파친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의 제작만 봐도 우리에게도 점점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전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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