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가슴에 젖병 올려놔…조리원에 항의후 쫓겨나" 공분

연제구청의 아동학대 혐의없음 처분 공문(보배드림 게시글 갈무리)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아동학대에 해당하는 이른바 '셀프수유' 를 하게 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피해아동이 특정지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해자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아 공분을 사고 있다.

7일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산후조리원에서 쫒겨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랐다. 30대 아빠라고 소개한 A씨의 글에 따르면 지난해 3월초 부산 연제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가슴에 젖병을 올려놓고 아기 혼자 수유를 하고 있는 '셀프수유' 현장을 다수의 산모가 목격했다.

또 여러 명의 산모가 잦은 설사를 하면서 음식에 대해 의심했고 그 결과 조리원 측에서 유통기한 지난 간식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산모들이 항의를 하자 조리원 측은 "원장 및 모든 직원들이 다 퇴사했으므로 모든 산모들에게 나가라"고 통보, 산모들은 계약기간을 남겨 둔 채 쫒겨났다. 그러나 이후 조리원은 계속해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A씨 부부는 조리원측에 CC(폐쇄회로)TV 확인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연제구보건소에 불시점검을 요청, 보건소측은 셀프수유 사실을 확인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료 등을 산모에게 제공한 사실도 적발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조리원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후 A씨는 '셀프수유로 인한 아동학대'로 고소장을 제출해, 구청 아동복지과와 경찰은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2월27일~3월1일 분을 확보한 CCTV 영상을 통해 가해 직원 3명의 셀프수유 8건을 확인했고 가해자도 특정지어졌다.

그러나 A씨의 아기 담당 직원만 본인의 자수에 의해 아동학대 혐의가 적용됐다. 직원 2명은 나머지 7명의 신생아가 누구인지 확인이 잘 안된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았다.

셀프수유는 아동학대에 해당하는 행위다. 분유가 신생아의 기도로 흘러 들어가 질식을 유발할 수 있고 자칫 신생아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A씨는 "증거와 가해자가 있으나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혐의없음으로 처리됐다.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다. 아동학대 관련 종사자에 대한 구청의 판단이 저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연제구보건소 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곧바로 점검을 나가 셀프 수유에 대한 여러 장면을 확인했다. 이후 모자보건법에 따라 시정명령과 과태료(200만원)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연제구청 관계자는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피해자가 특정지어지지 않을 경우 아동학대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자문 결과를 받았다. 신생아들이 정해진 위치에 계속해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기 때문에 CCTV영상 만으로 나머지 7명 피해 신생아를 특정지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