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줄기세포로 배아구조 최초 구현…대리모 임신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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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학자들이 원숭이의 배아 줄기세포에서 배아와 유사한 구조를 만들었다.
인간 배아와 유사한 원숭이의 배아 구조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팀은 마카크 원숭이의 배아 줄기세포를 다양한 성장인자에 노출시켜 배아와 같은 구조를 형성하도록 유도했다.
연구팀은 이 배아 구조가 실제 원숭이의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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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학자들이 원숭이의 배아 줄기세포에서 배아와 유사한 구조를 만들었다. 배아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태아로 발전하기 전단계다. 이번에 만들어진 원숭이 배아는 암컷의 자궁에서 임신과 유사한 호르몬 반응을 보였다. 실제 배아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과 영장류의 배아 발달 과정을 관찰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젠 리우 중국과학원 연구원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 줄기세포'에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인간 배아의 발달을 관찰하는 실험은 그동안 실제 배아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윤리적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배아 발달 관련 실험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유사한 마카크 원숭이에 주목했다. 인간 배아와 유사한 원숭이의 배아 구조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팀은 마카크 원숭이의 배아 줄기세포를 다양한 성장인자에 노출시켜 배아와 같은 구조를 형성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 구조에 대해 RNA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해 6000개의 개별 세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배아 구조에선 자연적인 배반포와 같은 유전적 특징이 관찰됐다. 태반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풍부하게 발현한 모습 등이 나타났다. 배반포는 정자 핵인 정핵과 난자 핵인 난핵이 합쳐진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전 상태를 뜻한다.
물론 자연적으로 형성된 배반포와 차이점도 있었다. 인공 배아 구조에서 관찰된 어떤 세포는 자연 배반포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으며 또 어떤 세포는 기대만큼 많은 양의 단백질을 발현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배아 구조가 실제 원숭이의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복강경 수술을 통해 원숭이 8마리의 자궁에 인공 배아 구조를 이식했다.
그 결과 일부 원숭이에게선 임신 반응이 관찰됐다. 이식 후 7~10일이 지나자 원숭이 중 3마리에게선 임신낭이 관찰됐다. 또 자연 수정란이 착상할 때와 같이 임신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과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이 분비됐다.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은 포유류 암컷이 임신했을 때 임신 상태를 유지하도록 프로게스테론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같은 임신반응은 인공 배아 구조를 이식하고 18일이 지난 뒤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배아 구조가 완전한 태아로 발달하진 못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번에 만들어진 인공 배아 구조가 유산과 착상 실패와 같은 임신과정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나오미 모리스 영국 프란시스크릭 연구소 연구원은 "이 연구는 체내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배아 단계를 탐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줄기세포 기반 배아 구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배아 발생 과정을 연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또 대규모 샘플을 필요로 하는 실험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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