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분기이익, 14년만에 '1조 하회'...그래도 시장은 '안도'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조정된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 성적표와 메모리 감산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통상 가전·반도체 비수기로 여겨지는 1분기지만, 지난해 동기(2022년 1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매출 77조 7800억원·영업이익 14조 1200억원을 기록했는데 각각 19.00%, 95.75% 감소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업계는 메모리를 중심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D램과 낸드 부문 모두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 재고자산평가손실이 커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신 갤럭시 S23 등 스마트폰이 양호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MX부문이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삼성디스플레이(SDC)도 1조원 가까이 영업이익을 내며 반도체 손실을 상쇄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실적 악화는 이미 예견됐던 사안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어닝쇼크'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이었다. 지난 달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2조원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예상보다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최근 시장 전망치도 급격히 낮아졌다.
최근 10일 내 삼성전자 보고서를 낸 증권사 7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는 매출 63조6600억원, 영업이익 5900억원. 이날 잠정실적 수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당초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2000~3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도 시장의 우려를 감안, 이날 이례적으로 사업별 실적 하락 요인과 대응책에 대한 설명을 내놨다. 메모리 감산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업계는 특히 삼성 메모리의 감산 소식에 주목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수 차례 재확인했던 삼성전자가 감산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간 시장의 압박에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던 삼성전자도 결국 감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이날 "특정 메모리 반도체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판단한다"라며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업황둔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투자 축소 및 감산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며 "이로 인해 업계 최고 캐파(Capa) 및 공정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이익 둔화폭이 경쟁사를 상회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라인 운영 최적화와 첨단 공정 전환 등으로 이미 '자연적 감산'에 돌입한 상태였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재고가 누적되면서 내부에서도 감산 압박이 거세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DS부문 재고는 29조 576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 4551억원)에 비해 76.6%나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의 보수적인 재고 정책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 상반기에는 감산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수익성 개선)를 위해서는 줄어든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강세를 기록 중이다. 오전 10시22분 현재 삼성전자는 4.33% 오른 6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이재윤 기자 mton@mt.co.kr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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