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주 그릇 걷어찼다고 지인 살해한 80대, 항소심서 감형

기사내용 요약
"너 때문에 네 아내와 결혼 못 했다" 말에 언짢은 상태
유족과 합의한 점 고려, 1심 징역 15년→2심 13년으로

대전고등법원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이 안주 그릇을 걷어차 음식물이 바닥에 쏟아지자 격분, 살해한 8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7일 오전 10시 316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A(86)씨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기가 없음에도 피해자와 다투고 순간적으로 격분해 살해했으며 범행 도구와 수법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라며 “다만 당심에 이르러 유족과 합의에 이르렀고 범행 자체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며 “당심에서 새롭게 나타난 유리한 정상을 포함하면 원심의 형이 다소 무거워 보인다”라고 판시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6월 1일 오후 1시께 충남 서산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피해자인 B(83)씨와 함께 혐 술을 마시다 술에 취한 B씨가 안주 그릇을 발로 걷어차 음식물이 바닥에 쏟아지자 격분, 망치를 수차례 휘둘러 살해한 혐의다.

특히 B씨를 집 밖으로 끌고 나간 A씨는 슬리퍼로 눈 부위를 때리기도 했으며 B씨가 도망치자 마당까지 쫓아가서 저항하는 B씨의 머리와 몸 등 부위를 약 30회에 걸쳐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씨는 B씨로부터 “너의 아내와 내가 결혼할 수 있었는데 너 때문에 못 했다”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았으며 B씨가 집에 가라는 말을 듣고 그릇을 걷어차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살인은 사람의 생명이라는 고귀하고 존엄한 가치를 침해하고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가하는 매우 중대한 범죄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고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고 망치로 수차례 가격해 살해했고 유족의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라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A씨는 모두 항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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