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경상수지 대규모 '적자'…한국 경제 '빨간불'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2월 경상수지의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두달 연속 경상수지 적자가 기록됐다. 국내 경제에 켜진 빨간불이 짙어졌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국제수지(잠정)' 집계 결과를 보면, 올 2월 경상수지는 5억2000만 달러 적자였다.
1월 42억1000만 달러 적자에 이어 두달 연속 적자가 났다. 다만 2월 들어 전월 대비 적자 규모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해 전 실적과 비교하면 한국의 장사 실적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작년 2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 달러 흑자였다. 한해 전 대비 올 실적이 63억9000만 달러 적다.
한국의 무역 실적을 보여주는 상품수지 적자가 2월 경상수지 적자의 핵심 요인이다. 경상수지 내역을 세부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에서 13억 달러 적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월 43억5000만 달러에서 56억5000만 달러 급감한 결과다.
한해 전에는 한국이 무역으로 돈을 벌었지만, 올해는 오히려 까먹었다는 뜻이다. 올 2월 수출액은 505억2000만 달러였던 반면 수입액은 554억3000만 달러였다.
다만 전월의 상품수지 적자 규모 73억2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적자 폭이 크게 감소했다. 올해 1월 상품수지 적자 규모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다.
서비스수지에서도 20억3000만 달러 적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체제에서 벗어나 일상회복이 이뤄짐에 따라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서비스수지를 세부항목별로 보면 작년 2월 4억3000만 달러 적자가 올해 2월에는 10억1000만 달러 적자로 커졌다. 적자 규모가 한 해 사이 두 배 넘게 커졌다.
운송 부문 실적 악화도 서비스수지 악화의 요인이었다. 작년 2월 운송수지는 14억2000만 달러 흑자였으나 올해 2월에는 2억2000만 달러 적자였다. 2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년 사이 80퍼센트(%) 급락한 결과가 반영됐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상하이거래소(SSE)가 상하이 수출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 주요 운임을 반영해 추계하는 SCFI가 작년 1월 7일 5109.60에서 올해 3월 31일에는 923.78로 쪼그라들었다. 선박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진 결과다.
코로나19 체제가 종결되고 세계적으로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물동량이 늘어났고, 이를 반영해 해운사들이 선박을 대거 발주한 여파가 컨테이너선 초과 공급으로 이어져 운임이 떨어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2월 15억6000만 달러에서 올 2월 31억2000만 달러로 커졌다. 배당소득 수지 흑자 규모가 1년 사이 7억3000만 달러에서 23억5000만 달러로 급증한 결과가 반영됐다.
국내 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간 결과는 투자 내역에서도 드러났다. 2월 금융계정을 보면 순자산이 11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작년 2월 77억1000만 달러에서 급감한 수준이다.
개별 항목으로 나눠 보면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36억6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2월 외국인의 국내투자 규모는 전년 2월 11억3000만 달러의 4분의 1 가까운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증권투자 내역을 보면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24억8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4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와 증권투자 모두 내국인의 해외투자 규모가 외국인의 국내투자 규모를 압도했다. 그만큼 한국에서 외국으로 빠져나간 돈이 많았다.
경상수지는 한국이 외국과 재화, 서비스를 거래한 결과를 집계한 수지다.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즉 경상수지는 한국의 경제활동 결과 돈의 나고듦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지표다. 한국이 외국으로부터 벌어들인 돈과 외국에 지불한 돈의 차액인 셈이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한국에서 외국으로부터 벌어들인 소득보다 외국에 지출한 금액이 더 컸다는 뜻이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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