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에 감산 동참하지만…"2분기도 쉽지 않다"

신건웅 기자 김민성 기자 강태우 기자 2023. 4. 7. 10: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분기 영업익 6000억, 14년만에 최악…'반도체 한파' 지속에 감산 선언
2분기도 불확실성 커…"하반기는 돼야 실적 반등할 듯"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김민성 강태우 기자 = '반도체 한파'에 버티던 삼성전자가 결국 감산에 나섰다. 14년 만에 1조원을 밑도는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바꿨다.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올해 2분기 실적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1조원을 밑도는 분기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는 돼야 실적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 반도체 한파 지속…"2분기도 어렵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75% 줄어든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3조원으로 19%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됐고, 메모리는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SDC(디스플레이)도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경기 침체→모바일·가전제품 등 소비 위축→반도체 주문 감소 및 재고 증가→반도체 가격 하락→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셈이다.

문제는 2분기 전망도 우울하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853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95%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17.33% 줄어든 63조8214억원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한파가 길어지면 컨센서스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조원이었지만, 실제로는 4000억원 적은 6000억원에 그쳤다.

시장 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D램의 2분기 가격 하락폭이 15~2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나마 1분기는 갤럭시 S23의 판매 호조 등으로 반도체 손실을 일부 만회했지만, 2분기는 불확실성이 더 크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수요가 회복될 만한 요인들이 별로 없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된 것도 아니고 미국도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소비 시장이 회복돼야 하는데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며 "인공지능(AI)이나 챗GPT도 시장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수요가 하반기에도 불안하다"며 "3분기도 만만찮고, 4분기는 돼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마이크론·SK하이닉스 이어 삼성전자도 감산 동참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밝혀 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메모리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가 감산을 하지 않으면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앞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D램 생산의 20% 감산을 선언한 데 이어 최근 설비투자(CAPEX) 계획 수준을 낮추고 웨이퍼 투입량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공장가동률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감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라인 운영 최적화 등으로 자연적 감산만 유지했지만 반도체 한파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인위적 감산에 동참했다.

실제 반도체 가격 동향지표인 DXI 지수는 전달 대비 △1월 -5% △2월 -6.9% △3월 -7.7% 등으로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 재고는 적정치(4주)의 4배에 육박한 15주 이상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가격은 이미 원가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 2021년 9월까지 4.1달러를 유지하던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가격은 1월부터 평균 1.81달러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2021년 7월 4.81달러에서 지난달 3.93달러로 하락했다.

더욱이 지난해 4분기에는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가 버텨줬지만, 올해 들어서는 동반 하락 중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날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하면서 반도체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가 감산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편 삼성전자는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와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는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 News1 DB

ke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