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4년 만에 최저 실적…'반도체 쇼크'에 감산카드 꺼냈다
1분기 잠정실적 발표…매출 19% 감소한 63조 원
"메모리 생산량 하향 조정 중…인프라·R&D 투자는 지속"
[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산업의 한파에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그동안 유지했던 반도체 무감산 기조를 철회하고, 의미있는 수준까지 제품 생산량을 조절하며 버티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95.75% 줄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매출액 64조2012억 원, 영업이익 1조1억 원으로 각각 추정했다.
1분기 삼성전자 실적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영업이익을 책임지던 반도체(DS)부문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날 공개된 실적은 잠정실적으로 사업부문별 세부 매출과 영업이익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1분기 삼성전자가 DS부문에서 4조 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되며 전사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되며 실적이 줄었다"며 "시스템 반도체와 SDC도 경기 부진과 비수기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재고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부 제품의 감산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에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서 지난해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조절해 생산량 줄이기에 나선 것과 대비되는 행보였다.
그러나 지난 2021년 9월 4.1달러 선을 유지하던 PC용 D램 범용제품 가격이 올해 1월 평균 1.81 달러 수준으로 급감하며 원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 역시 평균 고정 가격이 2021년 7월 4.81달러에서 지난 3월 3.93달러로 떨어졌다.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이어지자 삼성전자 역시 감산에 동참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승 전환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DS부문이 업황 악화로 고전한 사이 가전과 모바일 등 세트 사업부문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조 원 초반 대의 양호한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물류비 영향이 큰 가전사업의 경우, 1분기 치솟았던 물류비와 원자재가 안정세로 돌아선 덕이 크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사업의 경우, 지난 2월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가 순항하며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S23 시리즈는 출시 47일 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고, 프리미엄 판매 비중이 높은 유럽에서 전작 대비 1.5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을 3조 원 대로 전망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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