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정찰위성 발사 예고한 북한, 능력은 있나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2023. 4. 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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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코리아정식] 위성 올릴 능력은 있을 듯

2023년 4월, 이번 달에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의 시기로 이번 달을 시사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갖가지 형태의 미사일들을 개발해오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상대국을 살필 수 있는 '눈'이 없는 상태였는데, 정찰위성을 운용하게 되면 북한의 군사적 능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3월 10일 보도된 국가우주개발국 현지 지도에서 정찰위성의 의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군사정찰위성 개발과 운용의 목적은 남조선 지역과 일본 지역, 태평양상에서의 미제국주의 침략 군대와 그 추종 세력들의 반공화국군사행동정보를 실시간 공화국 무력 앞에 제공하는 데 있다고 하시면서"

"우리 국가의 전쟁억제력을 향상시켜 나라의 전쟁 대비 능력을 완비하기 위한 급선무적인 이 사업은 우리 당과 정부가 가장 최중대사로 내세우는 정치군사적인 선결과업, 지상의 혁명과업이라고"
<2022년 3월 10일 자 노동신문 보도>

2022년 3월 10일 보도된 김정은의 국가우주개발국 현지지도

그럼, 지금부터 북한의 4월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에 대해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4월에 정말 발사할까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중요한 과업 중의 하나로 제시했습니다.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하여 정찰정보 수집 능력을 확보하며 500㎞ 전방종심까지 정밀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들을 비롯한 정찰수단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 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데 대하여서도 언급되었다."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대회 보도>

이후 정찰위성 관련 중요시험을 했다고 몇 차례 밝히던 북한은 지난해(2022년) 12월 18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시험'을 했다고 밝히면서 이번 달을 정찰위성 발사 시기로 시사했습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2022년 12월 19일 조선중앙통신 보도>

위성 발사 준비를 끝내면 발사로 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 만큼, 북한이 이번 달까지 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는 것은 이번 달 발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문구 그대로 해석하면, 이번 달까지는 1호기 발사 준비만 끝내겠다고 했기 때문에 실제 발사는 주변 정세를 보아가며 조금 미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이 장거리로켓에 위성을 달아 쏘더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은 북한에게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발사'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거리로켓은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기술로 위성을 궤도에 올립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위성 발사를 빙자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을 습득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포괄적 금지규정을 마련했습니다.

북한은 그래서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때 평화적 목적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규범을 지키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고 해 왔습니다. 1998년 첫 번째 장거리로켓 발사 때부터는 아니지만, 북한은 2009년 발사 때부터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을 위해 국제기구에 발사 예정 기간을 통보하는 절차를 이행해 왔습니다.

2016년의 사례를 보면, 북한은 2월 2일(한국시간 2월 3일)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이른바 위성발사 계획을 사전통보한 뒤 2월 7일 장거리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이런 전례를 볼 때,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한다면 이번에도 국제기구에 발사 예정 날짜를 사전통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이 2016년 2월 발사한 장거리로켓

정찰위성 발사능력 있나


북한은 1998년 8월 첫 번째 장거리로켓을 시작으로 2016년 2월까지 6번의 장거리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위성 발사를 명목으로 ICBM의 단 분리 기술 등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기술력이 부족했던 만큼,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는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2006년 7월(2차)과 2012년 4월(4차) 때는 발사 이후 로켓이 폭발했고, 1998년 8월(1차)과 2009년 4월(3차) 때는 로켓이 폭발하지는 않았지만 위성의 궤도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2012년 12월(5차)과 2016년 2월(6차) 발사 때 북한은 연이어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위성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위성이라는 물체를 지구 궤도에 진입시키는 발사체 기술에서는 상당 부분 능력을 보여준 것입니다.

북한은 이후 ICBM의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 화성-14형, 15형, 17형 등 ICBM급 미사일들을 연이어 고각 발사했습니다. 중간중간 실패한 적도 있었지만 ICBM급 미사일들을 수 차례 고각 발사하고 단 분리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발사체 기술만큼은 상당 부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릴 기술은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고성능 위성 만들 능력 있나


그렇다면, 북한은 제대로 된 위성을 만들 능력이 있을까요.

북한은 2012년 12월(5차)과 2016년 2월(6차) 발사 때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관측 영상이나 위성과 지상 기지국 간 송수신된 신호를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는 올렸으되 의미 없는 물체를 올린 것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북한은 지난해(2022년) 12월 18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시험을 했다면서, 용산 대통령실 주변을 포함해 서울과 인천 일대가 촬영된 흑백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일반위성으로 촬영한 것보다도 못한 조악한 수준이었습니다.

북한이 2022년 12월 18일 정찰위성 중요시험을 했다며 공개한 사진


위성사진 수준이 조악하다는 평가가 나오자, 김여정이 "누가… 1회성 시험에 값비싼 고분해능 촬영기를 설치하고 시험을 하겠는가"(2022년 12월 20일 담화)라며 발끈하긴 했지만, 북한이 고성능 위성을 만들 기술은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관측입니다. 더구나 군사정찰위성은 사진의 해상도가 상당히 높아야 하는데, 북한이 이를 만들 기술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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