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자동충전로봇, 로봇개… 서울모빌리티쇼가 보여준 2023 자동차 트렌드

조진혁 자유기고가 2023. 4. 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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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혁의 Car Talk] 공간 중심의 모빌리티 재해석… 첨단기술 집약된 로봇·전기차 인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벤츠의 AMG 63 등 새로운 자동차들이 공개됐다. [뉴스1]
자동차산업을 자동차로만 이해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모빌리티라는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 3월 31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막한 '2023 서울모빌리티쇼'는 로보틱스, 인공지능(AI), 공간 진화 등 이동수단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놀라운 자리였다. 필자는 개막 하루 전날 기자단을 상대로 열린 '프레스데이'에 참석해 새로운 자동차 트렌드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다.

서울모빌리티쇼는 2년마다 개최되는 국내 최대 모빌리티산업 전시회다. 올해는 개막 3일 차 만에 19만여 명(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 잠정치)이 방문했을 만큼 성황이었다. 전 세계 12개국 163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드론, 전기 스쿠터 등 다양한 모빌리티 관련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자동차들도 있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더 기아 EV9' '토레스 EVX' '쏘나타 디 엣지' '울프' 등 신차에 관심이 쏠렸다.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의 '더 비전 60',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테슬라봇' 등 로봇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감이 고조됐다. 무엇보다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의 주요 흐름은 모빌리티산업의 진화였다. 다양한 영역과 융복합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생태계 전반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공간을 제안하는 자동차들

운전하지 않을 때 자동차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시작된 고민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 긴 시간 동안 차 안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단순히 충전 완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휴식, 대화 등 일상적인 활동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주행뿐 아니라, 다른 활동도 가능한 실내 공간이 제시됐다.
미니는 공간을 중심으로 모빌리티를 재해석한 가상 모델 ‘비전 어바너트’(왼쪽)를 공개했다. 오른쪽은 미니 일렉트릭 레솔루트 에디션. [BMW그룹코리아 제공]
미니가 공개한 '비전 어바너트'는 공간을 중심으로 모빌리티를 재해석한 가상 모델이다. 느긋함, 여행, 분위기 등 세 가지 핵심 상황을 주제로 정해, 차량 내외부가 각 순간에 따라 변화하면서 최적의 공간과 탑승 환경을 제공했다. '느긋함'은 휴식하거나 일하는 순간을 위한 것이다. 이에 시트는 탑승자가 앉거나 눕는 등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실내 중앙의 원형 디스플레이를 테이블 램프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업무 환경을 조성했다. '여행'의 경우 자율주행 상황을 고려해 이동 경로, 관심 장소 등 정보를 제공하고, '분위기' 와 관련해서는 측면 도어와 앞 유리가 개방돼 차량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사라졌다. 또한 실내 중앙의 원형 디스플레이가 미디어 컨트롤 센터 역할을 해 음악을 재생하는 DJ 부스처럼 기능하기도 했다. 따라서 밴라이프(밴이나 작은 자동차에서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와 워케이션(일+휴가)을 즐기는 노마드족에게 최적화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앞으로 자동차가 직장과 집을 오가는 교통수단으로뿐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는 공간으로도 기능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아는 첫 대형 전동화 SUV 모델인 ‘더 기아 EV9’ 실제 차량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왼쪽은 EV9, 오른쪽은 EV9 GT 라인. [기아 제공]
기아의 첫 대형 전동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인 더 기아 EV9 역시 남다른 실내 공간을 선보였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3열까지 바닥이 평편한 플랫 플로어를 구현했는데, 내연기관 모델보다 개방감과 편안함이 월등했다. 특히 밴에서나 가능한 스위블형 2인승 독립 시트를 실현해 화제를 모았다. SUV임에도 뒷좌석을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할 수 있어 실내에서 회의나 식사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또한 2열과 3열을 반듯하게 펼치면 차박(차+숙박)과 레저용으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이렇듯 SUV도 여행, 휴식, 업무, 식사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형태로 공간이 진화하고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패션 브랜드 몽클레어와 함께 디자인한 프로젝트 자동차 몬도 G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뉴스1]

모터에서 모빌리티로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이 공개한 전기차 자동충전로봇. [뉴스1]
시연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혁신적인 로보틱스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모빌리티 하우스. [현대자동차 제공]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전시 부스 사이를 오가는 로봇개가 눈길을 끌었다. 미국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의 더 비전 60은 4족 보행 로봇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처럼 종종걸음으로 걷거나 사람을 알아보는 듯한 행동을 취한다. 생김새는 투박하지만 행동이 귀여운 이 로봇개에 어린이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인간형 로봇도 있었다. 테슬라가 국내 최초로 공개한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테슬라봇' 모형은 당장이라도 부스 밖으로 이동할 것처럼 보였다. 로보틱스(Robotics)는 모빌리티산업의 차세대 주자다. 기계, 전자,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등 여러 분야의 첨단기술이 집약된 로보틱스는 로봇 모형처럼 아직 몇 년 후 일인 것 같지만, 이미 우리 일상에 와 있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은 전기차 자동충전로봇과 배송로봇을 공개했다. 앞으로 전기차를 충전할 때 사람이 충전기를 가져다 차에 꽂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초고속 충전기를 사람 대신 들어 자동차 충전구에 연결하는 등 충전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한편 4개의 PnD(플러그 앤드 드라이브) 모듈이 장착된 배송로봇은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자율 이동을 구현했다. 사람이 물건을 옮겨야 하는 과정이 단축돼 배송 시간이 줄고, 배송 근로자의 피로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UAM 운항 체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존에서도 로봇들이 관찰됐다. 드라이브텍은 물류로봇을 공개했고, 로아스는 산업용과 서비스용 등 각종 로봇 솔루션을 선보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율주행 기술이 화두였던 것과 달리, 이제는 로봇이 일상에서 어떤 움직임으로 우리의 생활을 이롭게 할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물건 배송 등 힘쓰는 일을 로봇이 대신할 날이 머지않았다.
서울모빌리티쇼를 찾은 관람객들이 SK텔레콤 부스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
AI를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의 진화도 눈에 띄었다. SK텔레콤은 첨단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미래를 공개했다. 그중 AI 플랫폼인 '누구 오토'는 음성만으로 차량의 기능을 제어하는 서비스다. 원하는 목적지를 말하면 자동으로 내비게이션이 작동해 길 찾기가 이뤄지고 스트리밍 음악 재생, 실내 온도나 문자메시지 송수신 등이 음성 명령으로 간단히 조작됐다. 모빌리티의 한 축을 담당한 UAM도 관람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관람객은 대형 로봇팔에 탑승해 UAM 운항을 체험하면서 도시를 날아 이동하는 교통수단이 먼 미래가 아님을 체감했다.
화사한 색감과 독특한 디자인의 포르쉐 자동차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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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혁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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