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의 도전, 물거품 되지 않길"..변성현 감독이 밝힌 '길복순' 일베 논란 [★FULL인터뷰]
[김미화 스타뉴스 기자] '길복순'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 영화 공개 후 불거진 당혹스러운 일명 '일베 논란'에 대해 직접 밝히며 전도연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변성현 감독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감독 변성현) 인터뷰를 진행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지난달 31일 공개 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은 공개 3일만에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길복순'은 공개 후 단 3일만에 1961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영화의 인기와 별개로 논란도 생겼다. 극중 길복순이 살인 의뢰를 받는 봉투에는 도시, 국가가 표기되는데 파란색 실로 봉인된 봉투 겉면에는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서울-코리아' 등으로 써 있다. 그런데 순천은 '순천-코리아'가 아닌 '순천-전라'로 표기 돼 있다. 순천의 공식 지명을 표현하려면 전라도가 아닌 '전남'으로 써야했는데 잘 못 쓰인 것. 이 봉투의 실 역시 유일하게 빨간색이다. 이는 전라도를 '빨갱이'로 비하하는 일베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알려지며 '일베 논란'이 일었다. 앞서 변성현 감독은 지난 2017년 영화 '불한당' 개봉 당시에도 과거 트위터에 썼던 글 때문에 '일베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변성현 감독은 인터뷰를 시작하며 먼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변 감독은"스태프한테 연락을 받고 알았다. '불한당' 때도 오해가 있었다. 오해라기보다 저의 말실수가 있고 그랬는데, 이번에 연락을 받고 당황했다. 찾아보고는 더 당혹스러웠다. 그럴 의도 자체가 전혀없었는데 같이 일한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했고, 저 스스로는 너무 억울했다. '어떻게 또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가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변 감독은 논란이 된 장면에 대해서 직접 해명했다. 그는 "영화 속에 킬러를 A급 B급 C급 이런 식으로 나눈다. C나 D급은 국내 작품을 하는 킬러다. 국내 사건이다 보니 나라가 안적히고, 지역명이 적힌다. 거기 봉투에 써 있는 지역은 제가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그런것까지 제가 일일이 컨펌하지는 않는다. 저희 미술하는 연출팀이 저에게 미안해하더라. 왜 하필 골라도 그 지역을 골랐지 하더라. 미술감독님 본인의 고향이 충청도 예산인데, 감독님 고향으로 하시지 그랬냐고 그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미안해 하시더라"라며 "경황이 없어서 사람들에게 전화가 와도 안 받았다.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제가 전화를 안 받으니 사람들이 제가 화난 줄 알더라. 화난게 아니라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어제 통화하고, 미안해 하셔서 신경쓰지 마시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변성현 감독은 "오히려 제가 아니었으면 아무 논란이 없었을텐데, 저 때문에 그런 논란이 생긴 것 같아서 미안했다. 제 의도와 상관없이 작품에 폐를 끼친 것 같았다. 전도연 선배님이 어마어마한 도전을 했는데 제가 그 도전을 물거품으로 만든 것일까봐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연 선배님께도 문자를 보냈다"라며 "저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고, 저는 오히려 의심 받는 그 쪽의 정치성향과 정반대의 맞은 편에 있는 사람인데 자꾸 얽히니까 왜 이렇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평소에도 전도연 배우의 팬이라는 변성현 감독.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전도연과 작품을 하기로 하고, 그녀와 가장 동떨어져 있는 듯한 액션 장르를 택했다.
변성현 감독은 "전도연 배우와 가장 안 어울리는게 액션이라서 같이 했다. 도연 선배님도 장르 영화에 대한 갈증이 많더라. 전천후 완벽한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이 배우에게 제일 안들어 오는게 뭘까 생각하면 액션일 것 같더라. 선배님이 액션 자신없다고 했는데 제가 물어보니까 '감독님이 원하면 해봐요'라고 하시더라. 제가 알고 있는 건, 어떻게든 전도연 선배님이 해내시는 분이라는 걸 알았기에 하게 됐다. 선배님은 본인을 엄청 푸시하면서 일하는 타입이라서, 옆에서 많이 보고 배웠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변 감독은 "저는 굉장히 옜날부터 전도연 배우의 팬이었다. 드라마에서 주연을 안하실 때부터 팬이었고, 저에게 전도연 배우는 용이나 해태 같은 그런 존재다. 설경구 선배님이 그걸 알아서 일부러 서프라이즈 술자리를 만들어줬다"라며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떨었다. 전도연 선배님이 저를 건방진 캐릭터로 알고 있었는데 제가 떨고 있으니 연기하지 말라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변성현 감독은 전도연과 호흡 소감에 대해 "작품을 하기로 하고 나서는 해태나 용처럼 그렇게 보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치열하게 부딪치기도 했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 배우랑 가장 치열하게 했던 것 같다. 서로 끊임없이 의심해가면서 했다"라며 "영화를 찍기 전에는 제가 도연 선배님에게 '제가 디렉팅 안할게요. 선배님 하고 싶은대로 하고 전 찍기만 할게요' 했다. 그런데 오히려 훨씬 많은 디렉팅을 하게 되더라. 욕심더 점점 더 커지고, 가끔 제가 생각하는 지점이랑 배우가 생각하는 지점이 다르다. 결국은 제가 하다는 대로 다 해주셨다. 설득하다가 부딪치는 부분도 있었고, 선배님 몸이 힘든데 제가 감정 연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촬영하면서는 모니터 앞에서 전도연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계속 놀랐다. 현장 스태프들도 다 '와~'하면서 놀랐다"라고 전했다.
변성현 감독은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까지 3작품 연속으로 설경구와 함께 했다. 변 감독은 배우 설경구를 가장 섹시하게 담는 감독으로 불린다. 변성현 감독은 이같은 칭찬에 대해 "설경구 배우는 '불한당' 전에는 한국의 보편적인 아저씨였다. 경구 선배님과 하려면 되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스태프들과 함께, '이 아저씨를 어떻게 멋있게 만들것인가' 고민한다. 경구선배님과 할 때눈 조명을 신경을 많이 쓰지 않으면 안된다. 전도연 선배님은 어디든 각이 좋지만 제가 욕심을 내는 거고, 설경구 선배님은 막 찍으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변 감독은 "이제는 설경구 선배님 팬들의 기분 좋은 압박이 느껴져서 더 잘찍어야 되는데라는 생각을 한다. 선배님 본인도 엄청 많이 노력하신다. 제가 생각하는 경구선배님의 매력은 연기다. 저는 섹시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고 연기를 잘한다. 연기 잘하는 걸 제가 찍고 있으면, 사람들이 이런 부분을 섹시하다고 느끼는구나 알게 된다. 그런 반응들이 있으면 너무 감사하다. 설경구 선배님 뿐 아니라 다른 배우도 그렇게 찍을 수 있는 감독이 되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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