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받으며 AI 배운다…"모르면 손해"라는 말 나오는 곳
'LG 에이머스 AI 해커톤' 개최
LG가 인공지능(AI) 청년인재 양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학력·전공 불문 20대(만 19~29세) 학생 또는 구직자는 모두 '환영'이다. 성실하게 수업을 잘 따라가면 LG 신입사원 연수원에서 숙식을 무료 제공받으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AI 직무 경험까지 쌓을 수 있다. 본선 진출자 전원에게 주는 장학금과 선배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취업 상담도 매력 요인. 마지막 경진대회인 '해커톤'에서 우승하면 LG 계열사 지원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까지 주어진다. 부담 없는 지원 자격을 감안하면 "모르면 손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학생은 경험, 기업은 실무인재 부족…해커톤으로 윈윈"
'LG 에이머스 AI 해커톤(LG Aimers AI Hackathon)'은 LG AI연구원이 청년들에게 교육부터 경진대회까지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AI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LG 계열사 현업 문제를 AI 기반으로 풀어보고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해 도입돼 올해로 2기를 맞았다.
지난 6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난 김향미 LG AI 아카데미 팀장은 "AI 인력은 항상 부족하지만 특히 실무형 AI인재가 더욱 귀하다. 대학에서 AI 전공을 했다고 해도 실무에 투입해 제대로 성과를 내기까지는 3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다. 해커톤을 통해 실무형 AI 인재를 발굴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매우 탁월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LG 에이머스 AI 해커톤은 크게 '교육(에이머스)'과 '경진대회(AI 해커톤)'로 나눠 진행된다. 학사 일정을 고려해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 동안 연 2회 진행되며 회당 2000명 내외 지원자들이 몰린다. 이번 2기는 △1월 에센셜 코스(Essential Course) 교육 △2월 온라인 해커톤 △3월 오프라인 해커톤 일정으로 진행됐다. 매회 주제는 변경되며 현업 실무진이 출제 및 평가한다.
김 팀장은 "AI 인재는 산업 현장을 잘 이해하면서 여러 변수들이 등장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접하는 경험이 중요한데 사실 학교에선 현업에서 나오는 막대한 데이터를 여과 없이 접하기 쉽지 않다"며 "실무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막상 현장에 투입됐을 때는 난감한 순간들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LG는 제조기반 사업 저변이 넓고 공정 과정에서 풀어야할 숙제들이 많다"며 "현장에서 나오는 풍부한 데이터를 학생들에게 접하게 하고,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과정이 실무형 AI 인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 에이머스 교육 과정은 대학원 석사 수준이다. 실제 실무에서 석·박사급 인재를 채용하는 만큼 전문가 수준으로 난이도를 맞췄다. 한 학기 분량의 수업이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식이다. 수료생들은 네이버 상담 플랫폼 '엑스퍼트'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지난 해커톤(2회) 수상자 가운데 AI 연구원에 입사한 연구원도 있으며, 에이머스 1기 수상자 2명은 LG이노텍에서 근무 중이다.
산업 공정 적용 가능한 AI 모델 개발…2기 시상식 진행
이번 LG 에이머스 AI 해커톤 주제는 '스마트 팩토리의 제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품 품질 분류 인공지능 모델 개발'으로 총 485개팀(참가자 898명)이 참가해 실제 산업 현장에 사용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최종 대상(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노아의 방주(정재윤·함지율·윤한나)'팀은 산업 공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AI를 활용해 한 눈에 관측하고 분류해주는 AI 모델을 개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머신러닝 초보자(정서윤·이동석)'팀이 최우수상(LG AI연구원장상), '위기주도학습(김서연·이동우·박동규)'팀이 우수상(한경닷컴 사장상)을 받았다. 수상팀에게는 총 1000만원(대상 500만원·최우수상 300만원·우수상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동우 씨(24·한양대 산업공학과)는 "그간 유튜브 등을 통해 외국 대학 강의를 보면서 AI 공부를 했는데, LG 에이머스에서 들었던 교육이 훨씬 더 알찼다"며 "대회 과정 중에 채용 경험이 있는 현직자 선배들로부터 이력서 첨삭을 받거나 취업 '꿀팁'을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이동석 씨(23·서강대 컴퓨터공학과)도 "기업에서 나오는 현실 데이터를 분석해보고 AI 모델을 만드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다. 유능한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축사를 통해 "미래에는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과 관심없는 사람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열정적으로 대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AI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정연 LG AI연구원 인재육성위원장 역시 "AI 기술 발전에서 인재 육성이 중요한데, LG 에이머스는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생생한 데이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 AI 인재 육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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