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휩쓸리는 사회에 대한 유쾌한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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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러스한 이야기에 예리한 질문을 담는 작가 하야시 기린이 글을 쓰고 오묘한 매력의 동물 캐릭터로 어린이 독자들을 사로잡는 쇼노 나오코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 출간됐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동물들의 세상에선 요즘 동그라미가 최고 인기다.
그러던 어느 날, 동그라미의 인기가 떼굴떼굴 떨어지더니 세상이 세모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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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유머러스한 이야기에 예리한 질문을 담는 작가 하야시 기린이 글을 쓰고 오묘한 매력의 동물 캐릭터로 어린이 독자들을 사로잡는 쇼노 나오코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 출간됐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동물들의 세상에선 요즘 동그라미가 최고 인기다. 동그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줄을 서고, 동그란 바나나, 동그란 집, 동그란 자동차까지 모두 동그라미만 원하고 찾는다.
먹거리나 머리 장식처럼 소소한 즐거움과 선망의 대상이었던 동그라미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며 치솟고, 동그라미로 돈을 왕창 벌려는 이들이 속속 생겨난다. 그러던 어느 날, 동그라미의 인기가 떼굴떼굴 떨어지더니 세상이 세모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 동물들의 모습은 어쩐지 낯익다. 새벽부터 가게 앞에 줄을 서고, 똑같은 머리 모양과 눈 화장을 하고, 멋진 광경을 보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다음 SNS에 공유하기 바쁘다. 과장된 동그라미 세상은 반짝 유행이 돌고 도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산뜻하게 비틀고 풍자한다.
유행을 따라가는 동물들의 삶은 화려하지만 어쩐지 충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도 동물들처럼 다음은 뭘 따라가야 할까 살피느라 오늘의 멋을 진정으로 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나만의 특별한 동그라미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보게 한다.
△ 동그라미 세상이야/ 하야시 기린 글/ 쇼노 나오코 그림/ 황진희 옮김/ 위즈덤하우스/ 1만6000원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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