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수치심이 그들의 돈과 권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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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이 이끄는 디지털 업계는 온라인에서의 조롱으로 이윤을 얻을 뿐 아니라 이런 행동을 이용하고 퍼뜨린다."
그러나 방송을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참가자들은 14명 중 4명이 출연 전보다 체중이 더 늘었고, 나머지 출연자들 또한 10㎏ 이상 요요현상을 겪었다.
저자는 불안과 자기혐오에 기반한 수치심이 비단 다이어트 산업의 특징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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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페이스북과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이 이끄는 디지털 업계는 온라인에서의 조롱으로 이윤을 얻을 뿐 아니라 이런 행동을 이용하고 퍼뜨린다."
2014년, 미국 다이어트 리얼리티 쇼 '비기스트 루저' 방영 당시 118㎏에서 47㎏까지 감량한 우승자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죽지 않을 만큼 먹고 몇 시간씩 운동하며 몸을 혹사한 결과다.
그러나 방송을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참가자들은 14명 중 4명이 출연 전보다 체중이 더 늘었고, 나머지 출연자들 또한 10㎏ 이상 요요현상을 겪었다. 이 방송의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상당수의 사람이 살과의 전쟁에서 패배했다는 수치심을 안고 자기혐오에 빠져들었다. 다이어트로 이익을 본 사람은 결국 뚱뚱한 사람들이 아니라 이를 전시한 방송국과 후원 기업들이었다.
저자는 불안과 자기혐오에 기반한 수치심이 비단 다이어트 산업의 특징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마트에서 넘어진 뚱뚱한 여성을 촬영한 숏폼 영상,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지 않았다는 뜻의 '개근거지'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는 교실, '참교육'이라며 행해지는 사이버 린치 등 우리는 혐오가 횡행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피해자는 어떻게 타깃팅될까? 외모, 피부색, 가난 등 다양한 수치심이 혐오라는 이름으로 확산하고 퍼져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치심을 통해 이득을 얻는 이들은 누구일까? 갈등과 분열이 깊어진 사회가 회복될 수는 있을까?
20여년간 월스트리트와 IT업계에서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빅데이터를 연구한 수학자 캐시 오닐은 '대량살상수학무기'를 통해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알려진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사실은 편향적이며 취약계층에 불이익을 준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이제 한발 더 나아가 이 책에서 플랫폼과 알고리즘을 통해 외모, 가난, 젠더, 피부색, 정치적 입장 등 다방면에 걸쳐 왜곡된 수치심이 구조화되고 이를 정치적,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시스템, 수치심 머신을 고발한다. 그리고 수치심 머신을 역이용해 혐오와 불신으로 분열된 사회를 치유할 해법을 제시한다.
△ 셰임 머신/ 캐시 오닐 글/ 김선영 옮김/ 흐름출판/ 1만8500원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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