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어디까지 달리려고…코스피 대비 시총 비율 32개월來 최고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코스닥 강세가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코스피를 압도하는 모양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코스피 시가총액(시총) 대비 코스닥 시총 비율이 32개월래(來) 최고치를 기록했다.
2차전지 관련주가 코스닥 시총의 폭발적 증가세를 주도했고, 로봇·바이오 테마주와 함께 행동주의펀드발(發)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던 종목들도 코스닥 시총의 질주를 거들었다.
코스닥 강세 뒤엔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의 힘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총(1944조2114억원) 대비 코스닥 시총(408조225억원) 비율은 20.99%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2020년 9월 11일 기록한 21.05%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날짜로는 937일 만이다.
21.05%라는 기록은 최근 10년간 집계한 코스피 시총 대비 코스닥 시총 비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당시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중 전개됐던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지금은 코스피로 이전한 당시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이 사상 최고가(2020년 12월·37만4620원)를 향해 달려가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린 탓에 코스닥 시장이 초강세를 보였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흐름을 볼 때 2020년 9월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중 코스피 시총 대비 코스닥 시총 비율이 가장 낮았던 지난 1월 10일의 17.40%에서 현재 수치까지 3.59%포인트나 오르는 데는 불과 3개월도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23.6%다. 4.67%에 그친 코스피 지수 상승률의 5.3배에 이르는 것이다.
이번 코스닥 전성시대를 연 섹터는 바로 ‘2차전지’다.
최근 3년간 코스피 시총 대비 코스닥 시총 비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9일(17.20%) 대비 전날까지 시총 증액 1~3위를 모두 2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13조5357억원), 에코프로(10조1510억원), 엘앤에프(5조4201억원)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코스닥 시총은 코스닥 시총은 총 78조6078억원이 늘었다. 이중 1~3위 종목이 차지하는 비율은 3분의 1이 훌쩍 넘는 37%에 달한다.
이외에도 나노신소재(8049억원·16위), 하이드로리튬(8018억원·18위), 강원에너지(7764억원·19위), 어반리튬(6262억원·20위) 등도 2차전지 관련주로 묶여 시총 증액 상위 20위권 내에 들었다.
2차전지주가 날아오른 배경엔 주요 2차전지 소재 제조사의 대규모 수주 성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작용했다. 여기에 최근 발표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법안 상 국내에서 제조한 2차전지 소재를 사용한 배터리도 보조금을 받게 된 점도 강력한 호재였다. 유럽 핵심원자재법(CRAM) 초안 발표로 유럽 시장에 대한 진출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주가엔 영향을 끼쳤다.
코스닥 강세엔 연초 삼성전자가 총 868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실시하고, 향후 인수 가능성까지 내비친 ‘로봇 테마주’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시총이 1조6454억원이나 늘어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영권 분쟁으로 주목받은 오스템임플란트(1조3769억원·5위), SM엔터테인먼트(8267억원·15위)도 상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또, 삼천당제약(1조1730억원·7위), 케어젠(1조1538억원·8위), 카나리아바이오(1조888억원·10위) 등 1조원 이상 시총 증가 종목이 3곳이나 되는 ‘바이오 테마주’도 강세였다.
코스닥 시총 증가의 최대 지분은 개미들에게 있다. 연초부터 전날까지 코스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총 4조3291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각각 4833억원, 2조9306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인 것과 180도 다른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강세를 보인 것은 일부 종목에 개인 투자자 수급이 과도하게 쏠린 영향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코스닥은 소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비 코스닥 강세는 약세장의 후반을 나타내는 신호”라며 “약세장 후반엔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지만, 실적은 바닥을 향하기 때문에 무거운 대형주보다 실적 부진 우려가 덜하면서 수급상 가벼운 중소형주나 코스닥을 먼저 끌어올린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닥은 실적 발표 기간을 앞둔 현재 상태에서 짧게나마 소강상태에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대량 매수에 나서 코스닥 지수를 약 20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면서 “코스닥은 1분기에 쉼 없이 오른 데다, 2차전지 등 일부 테마주가 과도하게 오른 경향이 있어 한 번 정도 쉬어가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스닥 강세에 따른 그림자 역시 짙어지고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 금액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9조7938억원으로 코스피(9조1842억원) 대비 6096억원이나 더 많았다. 연초(1월 5일, 7조4351억원)와 비교했을 때는 31.7%나 증가한 것이며, 같은 기간 코스피 빚투 증가율(8.1%)의 3.9배나 된다.
단기 급등에 따른 코스닥 공매도 금액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6일 기준 코스닥 종목 중 공매도 잔고 비율이 4%가 넘는 종목은 총 19곳에 이른다. 코스피(8곳)의 2.4배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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