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꼿꼿한 허리는 기본!…'비율'까지 좋아지는 한국 노인들

권애리 기자 2023. 4. 7. 09: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7일)도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7일) 준비한 영상은 특히 멋져 보입니다. 백발의 약간 멋쟁이분들이 나오신 것 같은데요.

<기자>

흰머리 덕분에 더욱 분위기 있고 멋스러운 '시니어 모델' 분들입니다.

반듯하고 꼿꼿한 체형이 흔히 노년층에 대해서 떠올리는 선입견을 전혀 떠올릴 수 없을 정도이죠.

실제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니어 모델들이 적지 않은데요. 그런데 이렇게 반듯하고 꼿꼿한 체형, 시니어 모델들만의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의 노인들 전반적으로 전보다 키가 크고 날씬해졌을 뿐만 아니라 넓은 어깨에 꼿꼿한 자세를 가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60대는 노인이라고 하기가 좀 겸연쩍죠.

현재 한국인 70세에서 84세까지를 고령인구로 잡고 산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8년 만에 이 연령대의 인체치수를 대규모로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일단 노인이라고 등이 굽었다?' 옛말입니다. 오히려 소수에 속합니다.

허리가 굽지 않고 바로 선 이른바 '바른 체형'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83%를 넘었습니다.

87도 이하로 허리가 굽어서 '숙인 체형'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84세까지 중에서도 3%가 채 안 됩니다.

이전의 노년 세대는 몸을 돌보지 못하면서 숙이고 농사짓고 일하고 다쳐도 제때 치료받지 못해서 등이 심하게 굽은 채로 굳어진 분들이 많았는데요.

지금의 노년층에서는 그런 분들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의자에 앉는 입식 생활이 보편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 걸로 보이고요.

좀 흐트러져서 굳은 체형은 숙인 체형보다 오히려 뒤로 94도 이상 몸이 젖혀진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13.8%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체형이 20년 전보다 이렇게 바뀐 게 신기한 것 같습니다. 키가 이렇게 많이 컸다는 것도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3년과 2022년 사이, 20년 사이에 평균적인 한국 노인의 체형 변화 이렇게 보면 한눈에 보이죠.

남성은 평균적으로 2.9cm, 여성은 2.7cm가 커져서 각각 평균 165.7cm와 152.1cm가 됐습니다.

몸무게는 남성은 평균 5.1kg, 여성은 1kg이 늘어서 남성은 평균 66.8kg, 여성은 56.7kg입니다.

키는 비슷하게 커졌는데, 남성의 몸무게 증가 정도가 훨씬 큽니다.

그런데도 전체 비만도를 보면, 남녀 모두 40% 안팎이지만 남성보다 여성 비만 비율이 약간 더 높은데요.

이건 연령대 특성이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는 노년기에 여성에게 잘 찾아오는 증상 중에 하나가 비만이기 때문에 대체로 노년에는 여성 비만이 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연령대를 조사해 보니까 여성들은 20년간 키가 커진 데 비해서 몸무게가 그렇게 안 늘어서 평균 체질량지수는 오히려 감소했거든요.

즉, 건강을 신경 써서 관리하는 여성 노인이 지금의 노년 세대에 그만큼 많다고 오히려 분석할 수 있는 결과인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과 성인에서 모두 남성 비만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게 몇 년째 국민건강 문제 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비만이 있는 채로 노년기로 진입할 수 있고, 실제 노년층 남성들이 키뿐 아니라 평균 몸무게가 크게 늘어난 점이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나서 계속 관찰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래도 평균적으로는 노년들 가슴과 엉덩이가 20년 전보다 납작해졌습니다. 늘씬해진 겁니다.

허리들이 꼿꼿하고 키도 커졌으니까 앉은키도 커졌고요. 어깨도 넓어졌습니다. 체격이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어깨가 말리지 않은 거죠.

그리고 키에 비해서 얼굴이 짧은 요샛말로 흔히 비율 좋다는 체형으로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이런 조사를 사실 옷을 팔려는 의류업체가 한다면 납득이 가는데 보니까 기술표준원에서 매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왜 이렇게 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지금까지 들어보신 분들은 "아니, 평균 체형이 경제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상관이 있습니다.

노인들이 사용하는 모든 물품들, 여기 보시는 것처럼 라이프, 보조기 그리고 웨어러블 로봇까지 이런 평균 체형 정보가 이런 물품들을 만들 때 굉장히 중요한 정보가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옛날 아파트 싱크대, 요새보다 낮았죠. 또는 해외에 나가서 "여기는 왜 이렇게 뭐든지 크지?" 느끼신 적도 있을 겁니다.

이런 평균 체형조사 등을 계속하면서 물품의 사이즈를 정할 때 참고하거든요.

우리나라는 국가기술표준원이 70년대부터 나라 차원에서 이 일을 맡고 있습니다.

내후년이면 우리나라는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가 될 전망입니다.

노인들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노년 체형에 대한 연구가 소비재 제조업에 중요한 바탕 자료가 될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