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한번 놀라고 수준 높은 KLPGA투어에 두번 놀란 LET 신인왕
[서귀포(제주)=뉴스엔 글 이태권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유러피안 레이디스투어(LET) 휴식기를 맞아 국내 투어에 첫 출전한 세계 22위 린 그랜트(스웨덴)가 KLPGA투어에 두번 놀랐다.
그랜트는 4월 6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파72)에서 KLPGA투어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이에 그랜트는 나희원(29), 유서연2(20), 조아연(23) 등과 함께 공동 19위로 국내 대회 첫날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조로 이예원(20), 임희정(23)과 경기를 시작한 그랜트는 전반 9개 홀에서 파 세이브를 이어가더니 후반 첫 홀에서 첫 버디를 신고했다. 이후 그랜트는 12번 홀(파4)에서 3퍼트를 하며 보기를 기록했지만 이후 마지막 홀을 남기고 버디를 잡고 만회하며 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 해 유럽 무대에서 4승을 거두며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 신인상과 대상을 휩쓴 그는 LET 상금 랭킹 2위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경기를 마치고 그랜트는 "처음 경험하는 코스여서 안전하게 경기를 펼쳤는데 언더파로 경기를 마쳐서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고 돌아보며 "바람이 강하게 불어 힘들었다. 강풍때문에 샷이 홀컵을 지나쳐 투 퍼트로 파를 많이 기록했다. 까다로운 내리막 퍼트도 많았는데 연습을 더 해서 내일은 버디를 더 많이 잡을 것이다"고 전했다.
주 무대인 유러피안레이디스투어(LET)가 7주간의 휴식기에 접어들어 한국에 왔다는 그랜트는 "휴식기동안 집에서 연습할까 한국 투어에 출전할까 고민했는데 스웨덴은 날씨가 너무 추운데다가 실전 감각을 잃을 수 있어서 한국행을 택했다. 그런데 오늘 날씨는 스웨덴보다 더 추운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아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대회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LPGA투어 시드를 갖고 있는 그랜트는 LET는 물론 LPGA투어 대회도 두루 경험했다. 그런 그의 눈에 KLPGA투어는 어떻게 보였을까? 그랜트는 "코스 관리도 잘 돼있고 대회 환경도 그렇고 선수들 수준이 너무 좋다"고 놀라워하며 "이곳에서 경기를 해 좋다"고 감탄했다.
스웨덴은 '골프 여제' 소렌스탐을 시작으로 이제는 '베테랑'에 속하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36), 마델린 삭스트롬(31), 그리고 신예 린 그랜트(24)와 마하 스타크(24), 아마추어 신분으로 지난해 US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단독 2위에 오른 잉그리드 린드블라드(23)까지 꾸준히 수준급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오는 5월 열리는 LPGA투어 국가 대항전 이벤트에서도 미국, 한국, 일본에 이어 4번 시드를 받았다.
이를 두고 소렌스탐은 "스웨덴은 주니어 레벨부터 단계별 대회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다. 덕분에 세계적인 선수들이 화수분처럼 나온다"고 비결을 꼽은 바 있다.
그랜트 역시 그 말에 공감하는 한편 단계별 피라미드 최상위권인 프로 레벨에서 보면 한국 투어가 더 좋은 선수가 많은 것 같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많은 선수를 알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수준 높은 선수들이 한 투어에 몰려있는 것은 처음보는 것 같다"고 KLPGA투어의 수준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날 함께 경기를 치르며 7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2위에 오른 이예원(20)두고 작년 KLPGA투어 신인왕이라고 설명하자 그랜트는 "오늘 정말 잘 쳤다"고 치켜세우며 "이예원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잘치는 선수가 많은 것 같다. 이 선수들이 모두 한국에서만 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랜트는 다음주 열리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까지 출전할 예정이다. KLPGA투어에 출전하기 위해 남자친구를 캐디로 대동하고 단둘이 한국에 왔다는 그랜트는 "쉽지 않지만 둘이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2주 동안 좋은 경험을 쌓고 돌아가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사진=린 그랜트)
뉴스엔 이태권 agony@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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