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남 여성 납치·살인 배후 구속영장 신청

재력가 유모씨, 이경우와 접촉하고 4천만원 전달
범행 직후 두차례 만나...유씨측 "범행 몰랐고 빌려준 돈"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유모 씨가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사건의 배후로 의심되는 재력가 유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을 주도한 이경우(35·구속)에게 돈을 주며 A씨(48)의 납치·살해를 의뢰한 혐의(강도살인교사)로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후 결정될 예정이다. 

경찰 조사결과, 이경우는 범행 직후 유씨를 두차례 만나 6천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유씨 부부가 2021년 이경우에게 4천만원을 건넨 사실도 확인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앞에서 A씨(48)를 차량으로 납치한 뒤 이튿날 오전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사체유기)로 구속된 3인조.. 왼쪽부터 이경우(35), 황대한(36), 연지호(29). 연합뉴스

이같은 정황을 파악한 경찰은 지난 5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의 한 백화점에서 유씨를 체포했으며 유씨의 아내 황모씨도 임의동행해 조사한 바 있다. 

이경우는 2021년 P코인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자 황씨를 찾아가 1억9천만원을 빼앗은 투자자 중 한명이었다. 이 사건으로 수사를 받은 이경우는 공동공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또 A씨는 P코인의 홍보 담당으로 이경우와 함께 수사를 받았지만 불송치됐다.

이후 유씨부부는 이경우와 화해하고 사이가 좋아진 반면 A씨와는 그렇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씨 부부와 A씨가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 각종 민형사 소송을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유씨는 경찰에 이경우와 최근 접촉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범행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의 변호인은 “범행 전 이경우에게 준 4천만원 중 3천500만원은 2021년 변제기간 5년과 이자율 2%로 빌려준 돈이고, 범행 후 이경우가 요구한 6천만원도 주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