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박해수 “연극 무대… 여전히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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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메피스토의 대사가 많이 와 닿았어요. 지금 들어도 틀린 말이 별로 없더라고요."
"여전히 무서워요. 시작하기 전엔 즐기겠다고 생각하는데, 무대에 오르면 어긋나지 않을까 두렵고 긴장돼요. 어긋나는 게 무대 연극인데 말이죠." 그는 "연습할 땐 악몽을 꿨는데 지금은 피곤해서 잠은 잘 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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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작은 넷플릭스 ‘대홍수’
“악마 메피스토의 대사가 많이 와 닿았어요. 지금 들어도 틀린 말이 별로 없더라고요.”
연극 <파우스트>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박해수의 얘기다.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엘지(LG)아트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친구나 애인, 선후배, 보험설계사 등 악인이 아니라 현실의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람들로 악마에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그는 “연극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18개월 된 아들 얼굴 한 번 보고 바로 뻗어 잠에 빠져든다. 체력 보충을 잘해야 이 연극을 무사히 마칠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연극은 오는 29일까지 객석 1335석의 대극장 엘지시그니처 홀에서 상연된다.
“여전히 무서워요. 시작하기 전엔 즐기겠다고 생각하는데, 무대에 오르면 어긋나지 않을까 두렵고 긴장돼요. 어긋나는 게 무대 연극인데 말이죠.” 그는 “연습할 땐 악몽을 꿨는데 지금은 피곤해서 잠은 잘 잔다”고 했다. 러닝 타임 165분에 이르는 연극에 그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날마다 무대에 오른다.
“내가 당신한테 달라붙었습니까, 당신이 우리한테 달라붙은 겁니까.” 박해수는 메피스토가 파우스트 박사에게 던지는 이 말을 인상 깊은 대사로 꼽았다. 그는 “악이 시작되는 시초, 탐욕의 씨앗이 어떻게 뿌려지는지에 관심이 갔다”며 “이 연극이 너무나 욕심 나서 연극 무대에 돌아왔다. 만약 2부도 연극으로 만든다면 그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괴테가 60여년에 걸쳐 쓴 이 작품은 워낙 대작이라 이번 연극에서도 1부만 담았다.
“선악의 본질, 방황하는 인간의 파멸과 구원에 대한 근원을 담고 있는 작품이죠. 그래서 이런 고전을 지금에도 연극으로 만드는 거 아닐까요.” 그는 “선악이 모호해진 시대지만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상처 주는 건 악이고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은 선 아니냐”며 “공동체에서 벗어났을 때 선악이 불분명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게 좋은 작품은 ‘치유와 위로의 힘’을 지닌 작품이다. “작품을 보면 먹먹해지는 연극, 보고 나면 뭔가 충만해지는 영화가 좋은 작품 아닐까요.” 그에게 가장 깊게 각인된 연극은 장민호·백성희가 주연하고 배삼식이 대본을 쓴 <3월의 눈>이다. 그는 “이 작품을 보고 먹먹해서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후속 작품 <대홍수> 후반 작업을 배우 김다미 등과 진행 중이다. 그는 “여러 대본을 놓고 다음에 출연할 작품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했다.
박해수 외에도 유인촌, 박은석, 원진아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이 연극은 스펙터클한 무대와 거대한 영상 스크린, 화려한 의상 등으로 대극장임에도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공한다. 이은결 마술사와 협업한 마술도 여러 차례 선보인다. 박해수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 드러내지 못한 끼와 열정을 연극무대에서 마음껏 불태우려는 듯 열연을 펼쳤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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