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겨울칼럼] 故현미, 80세에 최고령 신곡 취입 가수...영원한 현역으로 잠들다

김겨울 2023. 4. 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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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현미씨가 4일 오전 별세했다.

고인은 트로트가 주류를 이끌던 시절 재즈풍 허스키한 보이스와 화려한 무대매너로 이미자씨, 패티김 씨와 당대 최고의 여가수로 활동했다.

그만큼 혜성같이 등장한 신인 가수 현미 씨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여든에 발표한 이 곡으로 고인은 '국내 최고령 신곡 취입 가수'라는 타이틀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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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확 빠질 때까지 노래 할 것. 목소리가 안 나올 때까지 노래하겠다."
2007년 힌국 가요사 최초로 50주년 콘서트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수 현미씨가 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트로트가 주류를 이끌던 시절 재즈풍 허스키한 보이스와 화려한 무대매너로 이미자씨, 패티김 씨와 당대 최고의 여가수로 활동했다.

고인은 1957년 미 8군 무대에서 칼춤 무용수로 활동하다, 펑크가 난 가수의 대타로 무대에 오르면서 타고난 보컬 실력으로 기회를 잡았다. 이후 미 8군 쇼 무대에서 '현 시스터즈'라는 그룹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 무렵 유명 작곡가 손석우씨로부터 영화 '동경에서 온 사나이' 주제가 제안을 받았고, 이는 고인의 데뷔 음반(1962)이 됐다. 이 데뷔 앨범에는 작곡가 이봉조 씨의 '밤안개', '슬픈 거리를', 길윤옥 씨의 '내 사랑아' 등 명곡들이 함께 수록됐다.

당시 무명 신인이 데뷔 음반을 단독으로 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만큼 혜성같이 등장한 신인 가수 현미 씨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후 '밤안개'가 크게 히트하면서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오른다. 인기에 힘입어 '밤안개'를 타이틀 곡으로 바꿔 앨범을 재 발매하기도 했다.

당대 톱스타였던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영화 '떠날 때는 말없이'의 주제 곡이 크게 인기를 끌고, 이후 '무작정 좋았어요(1966)', '애인', '몽땅 내사랑(1967)', '두사람', '애인' 등도 히트했다. 당시 최고의 디바였던 '노란 샤쓰의 사나이'의 한명숙 씨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1968년 본인의 아픔을 토대로 이산가족의 슬픔을 표현한 '보고 싶은 얼굴'은 고인의 대표 곡으로 남게 됐으며, '별(1971)'은 1971년 제4회 그리스 국제 가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한국 가요사 최초로 세종문화회관에서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나이 일흔에 자신의 가요 인생 50년을 추억하며 "이가 확 빠질 때까지 노래할 것. 목소리가 안 나올 때까지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50년 가수 활동을 하며 50장의 LP 판과 1996년 내놓은 CD 2장까지 총 52장을 발매, 53번째 앨범 '마이 웨이'를 발표했다.

이후 2017년 60주년 신곡으로 '내 걱정은 하지마'를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여든에 발표한 이 곡으로 고인은 '국내 최고령 신곡 취입 가수'라는 타이틀도 남겼다. 고인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80세에 신곡을 발표한 현역 가수는 내가 유일하다. 가수가 나이를 먹으면 음정이 떨어지는데 저는 여전히 제 음역대를 유지하고 있는 행복한 현역이다. 누구보다 건강하게 신곡을 내면서 영원한 현역으로 남고 싶다."

YTN star 김겨울 (winter@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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