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J↔ENTP' 원진아 "無에서 시작한 '파우스트', 첫 연습부터 내 바닥 봤다"[인터뷰②]

강민경 2023. 4. 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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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 그레첸 역 원진아 인터뷰

[텐아시아=강민경 기자]

원진아 /사진제공=유본컴퍼니



배우 원진아가 연극 '파우스트'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원진아는 4월 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연극 '파우스트'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3월 31일 개막한 '파우스트'는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희곡을 재해석한 연극이다. 완벽하지 않은 파우스트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불완전한 삶에 대한 방향성과 영감을 제시한다.

원진아는 원 캐스트로 그레첸을 연기한다. 그레첸은 우연히 만난 젊은 파우스트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는 온 가족과 본인 스스로 위험에 빠지는 위기를 맞는다.

원진아 /사진제공=LG아트센터, (주)샘컴퍼니, (주)ARTEC



원진아는 "저의 MBTI는 ENTJ와 ENTP를 왔다 갔다 한다. 일을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벌려놓은 뒤 생각이 많아진다. 이번에도 '파우스트' 제안받고 '오,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회사 매니지먼트 실장님에게 '잠깐 고민해 볼게요'라고 했지만, 안 할 이유보다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겠다고 한 뒤에 '어쩌자고 내가 이 결정을 했을까'라는 불안감이 생겼다. 설 연휴 지나고 첫 연습이었다. 그래서 연휴를 불안하게 보냈다. 첫 연습에 저의 바닥을 봤다. 내 목소리가 이렇게 작았구나 싶더라. 제가 어디 가서 목소리 작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몸이 움츠러들고, 연기를 처음 하는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날부터 2~3주간은 제 밑바닥을 보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나의 바닥을 끝까지 보고, 뭘 고쳐야 할지 찾아내야겠다는 생각에 처절하게 연습했다. 첫날 리딩하고 느낀 나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의 바닥은 없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자기에게 엄격한 원진아는 "공연할 때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내일이 더 낫겠다'라거나 '내일은 더 잘할 것'이라고 하면서 집으로 간다. 요즘 두려움이 없어지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거 같다. 자신감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원진아는 "객석에서 박수 치는 관객을 보면 감사한 마음과 죄책감이 동시에 든다. '과연 이거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공연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부족함을 채워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라는 생각한다. 공연을 여러 번 보시는 분이 많으시더라. 최소한 오늘 공연을 보고 또 보러 오는 분이 계신다면 오늘보다 큰 실망감은 안기지 말아야겠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두려움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원진아 /사진제공=LG아트센터, (주)샘컴퍼니, (주)ARTEC



앞서 원진아는 "당당하게 배우라는 직업을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에 '파우스트'를 만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고민이 해결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 일이라는 게 정해진 게 없고 끝이 정해진 게 아니라 막연한 고민은 항상 있다. 작품을 하고 나면 잘한 것보다 내가 더 못 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더 남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 공연 중이지만, '파우스트'를 통해 얻은 수확이 있다면 내가 연기를 계속해도 되는 사람인가,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다. 책임감은 커지는데 내가 해내는 게 부족한 게 쌓여서 힘들었다. 아예 무(無)에서 시작했다. 내 몸에 하루하루 쌓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으로 만족감이 채워졌다. 생각을 달리하면 연기하면서 성장 포인트를 찾으면 행복하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연기를 오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면서 웃었다.

원진아는 "반응을 다 찾아보긴 했다. 관객이 저를 보기 전 '파우스트'를 처음 하는데 얼마나 잘하나 보자고 하는 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관객분은 제가 처음인 걸 감안하고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 공연을 을 해낼 수 있는 힘을 더 얻는 거 같다. 원 캐스트로 공연하니 목 관리나 컨디션 관리 등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원진아가 출연한 연극 '파우스트'는 오는 4월 29일까지 공연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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