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아 "'파우스트' 첫 공연 후 대성통곡…무서운 줄 알았던 관객의 눈 따뜻"[인터뷰①]

연극 '파우스트' 그레첸 역 원진아 인터뷰

[텐아시아=강민경 기자]

원진아 /사진제공=유본컴퍼니

배우 원진아가 연극 '파우스트' 첫 공연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원진아는 4월 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연극 '파우스트'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3월 31일 개막한 '파우스트'는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희곡을 재해석한 연극이다. 완벽하지 않은 파우스트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불완전한 삶에 대한 방향성과 영감을 제시한다.

원진아는 원 캐스트로 그레첸을 연기한다. 그레첸은 우연히 만난 젊은 파우스트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는 온 가족과 본인 스스로 위험에 빠지는 위기를 맞는다. 

첫 연극에 도전한 원진아는 "'파우스트' 첫 공연이 끝난 뒤 신기했다. 공연이라는 게 믿기지 않더라. 사실 공연이 끝난 뒤 대성통곡했다. '내가 왜 이랬지?', '좋아!'라기보다 살면서 처음 느낀 이상한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원진아 /사진제공=LG아트센터, (주)샘컴퍼니, (주)ARTEC

그는 "흥분감도 있었고, 안도감도 있었다. 첫 공연 전에 대사를 잊어버리거나 동선 틀릴까 봐 무서웠다. 그래도 그것만큼은 지켰다는 안도감이 컸다. 극단 선배들이 관객이 날 보고 있고, 객석이 채워져 있으면 무대에서 서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하시더라.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빈 객석을 보고 공연하면 내 몸이 앞으로, 뒤로 흔들리기도 하더라. 몸에 힘이 빠지고 붕 뜬 느낌이 컸다. 그런데 꽉 찬 객석을 보니 앞으로 안 쓰러지고, 장풍에 쏘인 것처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객석에 있는 관객에게 에너지를 받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 느껴보기 전에는 머리로 이해를 못 했지만, 첫 공연 후 몸으로 느꼈다"고 덧붙였다.

치열하게 연습했다는 원진아는 "공연을 처음 하는 선배들이 아닌데 선배들이 첫 공연이 끝난 뒤 울고 계셨다. 우리 고생 많이 했는데라면서 감격했다. 저 역시 관객이 무서운 줄 알았다. 관객이나 시청자는 늘 평가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둠 속에서 빛나는 눈을 보니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다. 그날 처음으로 나를 지켜보는 눈이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했다"며 웃었다.

원진아는 "첫 공연 전에 걱정과 두려움이 나를 지배했다. 내가 대단한 선배들과 공연하는데 그 사이에서 혼자 튀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이 있었다. 이번이 유독 그 고민이 심했다.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공연을 끝내고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정말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더라. 캐릭터와 더 가깝게 느껴진 것 같아서 희망적인 기분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는 1막에서는 잠깐 등장한다. 그때 처음으로 무대에 나오는데 객석과 가깝다. 객석에서 '오~오~'이런 소리가 들린다. 제가 무대 위에 있는 게 희한했는지 맨 앞에 관객들이 '어, 어, 어'라고 하는 게 귀에 잘 들리더라. 그때부터 자신감을 가지려고 했고, 딱 정신 차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원진아가 출연한 연극 '파우스트'는 오는 4월 29일까지 공연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