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수 "당당하고 매력적인 이 시대의 '악' 표현했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낡은 책과 종이로 가득한 서재에서 고뇌하는 늙은 현자 파우스트.
연극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 역으로 5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배우 박해수는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서울에서 한 인터뷰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하고 당당하게 활개 치는 이 시대의 '악'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관객 1명 두고 연극 하다 글로벌 스타로…"선한 영향력으로 보답하고파"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낡은 책과 종이로 가득한 서재에서 고뇌하는 늙은 현자 파우스트. 그를 유혹하기 위해 악마 메피스토가 다가간다.
매혹적인 몸짓의 악의 정령들을 뒤에 거느리고 등장한 이 매력적인 악마의 유혹에 파우스트뿐 아니라 객석의 관객까지 한순간에 홀리고 만다.
연극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 역으로 5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배우 박해수는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서울에서 한 인터뷰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하고 당당하게 활개 치는 이 시대의 '악'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개막한 '파우스트'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고전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박해수는 오랜만의 연극 복귀작으로 '파우스트'를 택한 이유에 대해 "선과 악의 시초에 대해 다루는 작품의 메시지에 공감이 갔다"고 설명했다.
"'파우스트' 대본을 읽고 기분이 참 묘했어요. 악마가 하는 유혹의 말들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익숙한 말이더라고요. 갈수록 선과 악의 구분이 점점 더 모호해지는 세상을 살다 보니 고전에서 그리는 그 시초가 궁금해졌습니다."
무대 위 그의 메피스토는 화려한 옷차림과 당당한 걸음걸이, 재치 넘치는 달변으로 한순간에 파우스트와 객석을 사로잡는다.
매력적인 모습으로 활개를 치는 악의 존재를 표현하기 위해 그는 먹이를 찾아 배회하는 맹수와 무대를 지배하는 지휘자의 몸짓을 참고했다고 했다.
"퓨마와 같은 맹수의 움직임부터 세계적인 지휘자, 음악가들의 무대 영상도 찾아봤어요. 메피스토의 대사가 운율이 아름답고 음악적이라는 생각에서 영감을 받았죠."
오랜만에 선 연극무대임에도 긴 대사도 자신의 것으로 온전히 소화하며 무대를 장악하는 그의 연기에서는 어색함보다 한층 더 원숙해진 깊이가 느껴진다.
어느덧 40대의 중견 배우가 된 그는 "한 인물을 연기로 표현하는 건 언제나 어렵다"며 "최근엔 주변 배우와의 관계와 호흡의 중요성을 더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엔 제 장점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심도 많고 과열되어 있었다면, 이젠 좀 더 침착하게 주변 동료 배우와의 대화,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훌륭한 배우들과 대사를 나누며 형성되는 미묘한 뉘앙스와 분위기, 그 자체가 연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힘을 빼고 주변 배우들에게 기대기도 하는 것 같아요."
2007년 연극 '안나푸르나'로 처음 데뷔한 그는 16년간 '됴화만발', '갈매기', '맥베스', '더 코러스-오이디푸스' 등 여러 연극에서 활약해 온 베테랑 배우다.
2017년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수리남' 등이 세계적 성공을 거두며 이젠 글로벌 스타로 자리 잡았다.
그는 매체 연기에 도전한 초창기에는 동료 배우 진선규와 고충을 나누며 "5년은 버텨보자"고 다짐하기도 했다고 했다.
"매체에서도 무대 출신 배우가 좀 더 입지를 굳히면 주변에서도 고마워할 거라고 생각해 더 열심히 했죠. 힘들기도 했지만,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참 재미있게 일한 것 같습니다."
과거 소극장에서 관객 한 명을 앞에 두고 열연하기도 했다는 그는 최근의 성공에 대해 "기적 같은 일"이라며 "높아진 인지도를 선한 영향력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연극, 드라마, 영화와 같은 문화예술이 주는 치유와 위로의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에 없어져서는 안 되는 존재죠. 언젠가는 평양에서도 연극 무대에 올라 이런 문화예술의 힘을 전하는 게 제 오랜 꿈입니다."
wisefool@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아이돌 수능 고사장 들이닥친 대포카메라…경찰 출동까지 | 연합뉴스
- '흑백요리사'로 불붙은 요리예능 열풍…방송가 점령하는 셰프들 | 연합뉴스
- [샷!] "채식주의자 읽으며 버텨"…'19일 감금' 수능시험지 포장알바 | 연합뉴스
- '핵펀치' 잃은 58세 타이슨, 31세 연하 복서에게 판정패 | 연합뉴스
- '오징어게임' 경비병으로 변신한 피겨 선수, 그랑프리 쇼트 2위 | 연합뉴스
- 일본서 고래고기 4t 여행가방에 나눠 밀수한 50대 집유 | 연합뉴스
- 패혈증 환자에 장염약 줬다가 사망…의사 대법서 무죄 | 연합뉴스
- 학창 시절 후배 다치게 한 장난…성인 되어 형사처벌 부메랑 | 연합뉴스
- 주행기어 상태서 하차하던 60대, 차 문에 끼여 숨져 | 연합뉴스
- 페루서 독거미 320마리 밀반출하려다 20대 한국인 체포돼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