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4년만에 최악 실적… 결국 메모리 생산 줄인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減産)을 7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간 ‘인위적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삼성전자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업황 반등도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의미있는 수준까지 하향”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에 더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메모리 업황 악화로 반도체 가격이 계속 하락해왔지만 삼성전자는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워왔다. 업계 2, 3위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이미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를 진행 중이다. 상대적으로 체력이 튼튼한 삼성이 공급량을 줄이지 않으면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아 적자의 충격을 더 크게 받게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생산량을 줄이지 않은 배경에 대해 “그간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 대응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특히 난이도가 높은 선단공정, DDR5(차세대 D램) 전환 등에 따른 생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 제약을 대비해 안정적 공급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첨단 공정이 적용된 반도체를 생산할수록 수율(收率·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똑같이 100을 투입해도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만큼 인위적 감산을 해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지만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는만큼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1분기 영업익, 14년만에 최악
삼성전자는 이날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의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9%, 96% 하락한 수치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거둔 것이다. 삼성전자가 1조원 이하의 분기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2009년 1분기(4700억원) 이후 14년만이다.
이달말 내놓는 확정 실적에 앞서 발표하는 잠정 실적은 전체 매출, 영업이익만 공개하고 반도체, 스마트폰, TV·가전 등 사업 부문별 실적은 밝히지 않는다. 다만 증권가에선 반도체가 수조원대 적자를 낸 가운데 ‘갤럭시S23′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적자 폭을 그나마 줄인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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