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린 우즈 2오버파… 호블란·람·켑카 7언더파 공동 선두
타이거 우즈(미국)는 라운드를 마치자 모자를 벗고 같은 조에서 동반자로 경기한 빅트로 호블란(노르웨이)을 향해 “정말 훌륭했다”며 악수를 건넸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여전히 절룩거리며 힘겹게 경기한 우즈는 2오버파 74타(공동 54위)로 일찌감치 짐을 쌀 수도 있는 위기에 몰렸다. 마치 전성기 우즈처럼 경기한 호블란은 7언더파 65타 공동 1위에 올라 사상 첫 그린재킷에 도전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7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1라운드.
이날 선수들은 육상 100m 출발선에 선듯 가능한 빨리 가속도를 붙여 코스를 정복하고자 했다. 2라운드부터 비바람 부는 악천후가 예보돼 있어 최대한 스코어를 벌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목요일에 우승할 수는 없어도, 목요일에 우승 기회를 날릴 수는 있다’는 골프 격언에 어울리는 상황이다.
우즈는 이날 버디 3개, 보기 5개로 공동 54위(2오버파)를 기록해, 2라운드에서 분발해야 상위 50위까지(공동 순위 포함) 나가는 3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
우즈가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2오버파를 기록한 것은 우승을 차지했던 2005년 이후 18년 만이다. 당시 우즈는 1라운드 74타 후 2~4라운드에서 66타, 65타, 71타로 타수를 줄여 우승까지 차지했다. 전성기를 달리던 서른 살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그린 재킷을 다섯번이나 입은 우즈가 구석구석을 손바닥처럼 잘 아는 ‘텃밭’이다. 하지만 스키장처럼 오르막 내리막이 심해 걸음이 불편한 우즈를 더 힘들게 한다.
우즈는 경기 후 “정말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교통사고 1년 만에 참가했던 지난해 우즈는 첫날 1언더파 71타를 쳤고 컷을 통과해 47위로 대회를 마쳤었다. 우즈는 이날 드라이버는 320야드를 넘길 정도로 좋았고 정확성도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주 무기인 아이언 샷이 말을 듣지 않아 버디 기회를 충분히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과 퍼트에서 어이없는 실수가 나오는 등 감이 떨어졌다. 우즈는 3번홀(파4)에서 홀 주변까지 드라이버 샷을 쳐놓고도 어프로치샷이 짧아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하고 보기를 했다. 5번(파4)과 7번홀(파4)에서는 3퍼트 보기를 했다. 우즈는 8번홀(파5)에서 37야드 거리 칩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첫 버디를 잡았으나 11번홀(파4)에서 또 보기를 해 무너지는가 싶었다.
우즈는 15 ·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는 투혼을 벌였다. 15번홀(파5)에서는 8m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우즈는 마지막 18번홀(파4) 페어웨이 벙커에서 오른쪽 발만 벙커에 디디는 어려운 샷을 하며 결국 보기를 추가했다 우즈는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지 못했고, 아이언샷 정확도도 떨어졌다”며 “오늘 좋은 성적을 내야 했는데 내일 좀 더 날카로움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즈와 동반 경기를 한 호블란은 2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은 데 이어 버디 5개를 추가하며 리더보드 상단에 올랐다.
스페인의 장타자 욘 람은 1번홀(파4)에서 4퍼트로 더블보기를 하고도 버디 7개, 이글 1개를 잡아내는 뚝심을 보이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최근 LIV 골프에서 우승한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는 버디 8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에 올라 ‘PGA vs LIV’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한국 선수 중에는 마스터스 데뷔전을 치른 김주형이 이글 1개, 버디 2, 더블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공동 1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김주형은 13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 4언더파까지 달렸으나, 15번홀(파5) 그린 주변 벙커에서 친 샷이 그린을 맞고 실개천으로 다시 굴러 내려가 더블보기를 한 게 아쉬웠다.
2020년 준우승을 차지했던 임성재가 공동 26위(1언더파), 김시우가 공동 45위(1오버파), 이경훈이 공동 54위(2오버파)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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