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95.8% 급감, 메모리반도체 ‘인위적 감산’ 공식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가량 급감하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그간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온 삼성전자는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을 처음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주저앉은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63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시장 예상보다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하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던 삼성전자가 감산에 대해 사실상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는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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